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서울의 핵심 가두상권 땅값이 나홀로 급등세다. 대기업과 거액 자산가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신고가 행진 중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핵심 가두상권 땅값은 명동 일대가 3.3㎡당 4억5000만원대로 오른 것을 비롯해 강남역 주변 3억원대,청담동 2억원대, 신사동 가로수길 · 삼청동 · 한남동 꼼데가르송 거리가 1억원대 등을 호가하고 있다.

명동 중앙길 일대는 에스콰이아 건물이 2008년 말 3.3㎡당 4억원가량에 거래된 이후 4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명동 KS공인 이기현 사장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크게 오르고 있어 토박이 건물주들은 5억원에도 팔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남역 상권은 3.3㎡당 3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신성건설 빌딩이 3억원 안팎에서 거래된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코리아의 김성순 부장은 "최근 국내외 패션 브랜드 등이 입점 경쟁을 벌이면서 매물 자체가 없어 값이 얼마라고 거론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청담동은 주요 대기업 등이 건물 20여동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3.3㎡당 호가가 2억원을 넘어섰다. 2009년 초 1억원대였던 대로변 건물은 그해 말 대기업 계열 패션업체가 2억원대에 사들인 후 호가가 그 이상으로 올랐다.

신사동 가로수길,한남동 꼼데가르송 거리,삼청동길 등 최근 2~3년 사이 급부상한 신흥 상권도 1억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들 지역 땅값은 2009년 4000만~5000만원 수준이었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전략사업팀장은 "국내외 패션 · 식음료 · 화장품 업체들이 새 브랜드를 알리려고 핵심 가두상권 부동산을 집중 매입하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