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매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평균 경쟁률이 4 대 1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졌고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도 85%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전세대란에서 비롯된 내집 마련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공매물건으로 옮겨온 때문"이라며 "경기 침체로 늘어난 경매물건도 참가자를 유인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공매물건 증가…아파트도 늘어

뜨거운 공매시장, 아파트 경쟁률 2배 '쑥'
12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캠코 전자공매시스템 온비드(www.onbid.co.kr)에 등장한 공매물건은 3만68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4684건보다 23% 늘었다.

전체 공매물건 중 아파트 단독 다가구 연립 등 주거용 부동산은 지난 1~4월 1486건이 나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5% 증가했다.

캠코 공매물건은 압류재산,국 · 공유재산,공공기관 의뢰물건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세무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체납자들로부터 압류한 물건이 가장 많다. 매주 온비드를 통해 공매에 부쳐진다.

압류재산은 경기여건에 따라 물건 수가 달라진다. 침체기에는 물건이 늘어나고 활황기에는 반대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기 위축과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늘어나는 추세다.

주거용 공매물건 중에서는 단독 · 연립 · 다세대 주택보다 아파트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까지 635건이 나왔다. 작년 같은 기간(543건)보다 16.9% 늘어난 규모다.

◆공매 경쟁률 3년 만에 최고

경쟁률도 오르는 추세다. 실수요층이 많은 아파트 공매는 평균 경쟁률이 4.12 대 1로 작년 동기의 2.07 대 1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최근 3년 새 최고 경쟁률이다. 안진희 캠코 조세정리기획 팀장은 "전세대란 여파로 내집 마련 수요가 공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10 대 1을 넘는 입찰도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팔린 부산 좌동 한일아파트(전용면적 58㎡형)는 24 대 1까지 치솟았다. 경기도 양주시 고암동 주원마을 아파트 59.42㎡는 21 대1,서울 하계동 장미아파트 39.7㎡는 1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낙찰가율도 치솟고 있다. 아파트 공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80%대를 보이다가 올 들어 85%까지 상승했다.

입찰 과열로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도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 부곡동 금정아파트 52.36㎡는 감정가의 123.7%인 7420만원에 팔렸다. 서울 상계동 공감대아파트 89.8㎡는 110.9% 수준인 3억105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10억원 이상 물건도 관심

고가 아파트와 택지 물건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성열 온비드센터장은 "10억원 이상 고가 주거용 물건은 작년까지만 해도 서너 차례 유찰된 이후 팔리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올 들어선 초기 단계에서 바로 팔릴 정도로 관심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감정가 14억5000만원에 공매에 부쳐진 서울 잠원동 신반포아파트 전용 137㎡는 두 차례 유찰된 이후 11억8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 3월 말 매물로 나온 삼성동 래미안1차 전용 177.47㎡는 한 차례 유찰 후 감정가의 90%인 16억2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2일 진행된 성내동 토지 305㎡ 공매에서는 유찰 없이 바로 매각됐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