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고등지구의 민간택지가 보금자리주택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원형지(原形地) 형태로 공급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보금자리주택사업의 민간자본 유치 방안으로 성남 고등지구의 민간택지 1필지를 원형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원형지란 사업시행자가 토지보상을 마무리한 뒤 택지조성공사를 하지 않은 상태로 공급하는 주택용지를 말한다.

고등지구에서 원형지 형태로 공급될 주택용지는 전용 60~85㎡와 85㎡ 초과 아파트 600~700가구가 들어설 부지다. 사업시행자인 LH는 이 땅에 하수도 · 전기 등 기반시설 공사만 해주고 부지조성 공사는 택지를 공급받은 민간업체가 직접 하게 된다. 원형지는 고등지구 개발계획이 수립되는 오는 8월 말 이후 공급될 전망이다.

성남 고등지구가 첫 원형지 공급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은 사업 부지 면적이 56만9000㎡로 작아 부담이 적고,입지여건이 좋아 민간 건설사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형지 공급은 LH 자금난을 덜기 위해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민간 참여를 확대키로 한 방안의 일환이다. 국토부는 오는 6월 국회에서 보금자리주택특별법이 개정되면 민 · 관공동 법인이 특수목적회사(SPC) 등을 설립,고등지구 택지개발사업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H는 선투입 자금을 줄일 수 있고 토지대금의 일부를 미리 회수할 수 있다.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는 택지조성과 아파트 터파기 공사를 동시에 할 수 있고 부지조성 비용 등 원가 절감을 통해 분양가를 낮추거나 이익을 늘릴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이 원형지를 공급받으면 5%가량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