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한민국 금융지도] "부자고객 잡아라"…서울 PB센터 66% 밀집 '江南大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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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으로 몰린다
서울 2598개 은행지점 중 32%인 821곳 강남3구 위치
국민 134·신한 136·우리 125곳…강남 成敗가 경쟁력 좌우
서울 2598개 은행지점 중 32%인 821곳 강남3구 위치
국민 134·신한 136·우리 125곳…강남 成敗가 경쟁력 좌우
명동,여의도와 함께 대한민국 금융 메카인 강남구 테헤란로.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진 테헤란로를 따라가보면 건물마다 들어선 은행 지점을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18개 은행(특수 5 · 시중 7 · 지방 6개) 7455개 지점 중 401개가 강남구에 몰려 있다. 강남구 1개구 은행 지점 수는 웬만한 시 · 도 소재 전체 지점 수를 넘는다. 경기도(1433)와 부산광역시(597)에 이어 3위다. 인구 56만명인 강남구의 은행 지점이 인구 253만명의 대구(394)보다 많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캐피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주로 밀집해 있던 강남구가 10여년 만에 명동과 여의도를 제치고 대한민국 최고 금융메카로 발돋움했다는 분석이다.
◆강남구 은행지점 401곳
9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18개 은행의 지점 7455개 중 34.8%인 2598곳이 서울에 몰려 있다. 이어 △경기(1433) △부산(597) △대구(394) △경남(352) 등의 순이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은행 지점 수가 가장 적은 곳은 제주(81) 충북(140) 강원(144) 순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강남구가 401곳으로 2위 서초구(239)를 따돌리고 1위다. 3위는 중구(199),4위는 송파구(181)가 차지했다. 영등포구(6위 · 156)와 종로구(7위 · 136)를 비롯해 은행이 가장 많이 분포한 상위 10개 기초자치단체 중 서울 지역은 6곳이 포함됐다. 그 외 지역으로 경기 성남(5위 · 176)과 경기 고양 · 수원,경남 창원이 각각 115개로 공동 8위다.
인구 1만명당 은행 지점 수(단위인구당 지점)에선 서울이 2.68개로 가장 많았다. 2위는 부산(1.75),3위는 대구(1.61)가 차지했다. 반면 충북(0.93)과 충남(0.97),강원(0.99) 지역은 은행 수가 1만명당 1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 평균치(1.55)를 웃도는 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뿐이다. 5년 전인 2005년 말과 비교해 전국의 단위인구당 평균 은행 수는 1.4개에서 1.55개로 증가했다.
◆불꽃 튀는 영업 전쟁
강남구의 단위인구당 은행 지점은 7.16개다. 강남구에 있는 401개 은행 점포 중 39.2%인 157곳이 2000년 이후 개설됐다.
실제로 서울에 위치한 국내 8개 주요 은행 지점 2314곳 중 15.2%인 351곳이 강남구에 집중돼 있다. 이 중 강남구 집중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씨티은행으로,서울시 지점 98곳 중 28.6%인 28곳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강남3구(강남구 · 서초구 · 송파구) 기준으로 보면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34곳,신한지주 136곳,우리지주 125곳이다. 부산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 5곳 모두 강남에 지점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강남엔 기업 본사와 부유층 고객들이 많아 은행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이곳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게 경쟁에서 승리를 좌우한다는 인식 때문에 은행들이 지금도 경쟁적으로 지점을 개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이들 은행의 강남 대전(大戰)이 치열하다. 특히 부자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PB(프라이빗뱅커)센터 경쟁이 뜨겁다. 강남3구에 위치한 주요 은행들의 PB센터는 100여곳으로,서울시에 있는 총 150여개 PB센터의 3분의 2가 넘는다. 3호선 압구정동역 인근의 신한 하나 SC제일 KB국민은행 지점은 모두 PB센터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 압구정 PB센터 관계자는 "강남에서 부자라 하면 대개 부동산을 제외하고 최소 3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곳 부자 고객들은 PB들과 한번 신뢰를 쌓으면 계속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각 은행들은 이들을 잡기 위해 자산 상담뿐 아니라 교육 취미 등 다방면에 걸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강경민/이현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