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아니, 오사마" 이름 혼동한 실수만발
그러나 이들 두사람의 이름 가운데 오바마(Obama)와 오사마(Osama)는 철자 하나만 다르고 발음이 비슷해 유력 언론사들은 물론 정치인들도 이름을 혼동하는 웃지 못할 실수가 속출하고 있다.
3일 ABC방송에 따르면 빈 라덴의 사망 사실이 확인된 직후인 1일밤(미국 현지시간) MSNBC의 기자 노라 오도넬은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가 사살됐다"고 전했다가 서둘러 이름을 정정했다.
보수성향의 채널인 폭스뉴스의 워싱턴D.C. 지역방송 앵커인 윌 토머스는 아예 "오바마 대통령이 숨졌다"는 엄청난 `오보(?)'를 냈다가 바로잡는 촌극을 연출했다.
토머스 앵커는 1일밤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빈 라덴의 사망 사실을 발표한 후 TV카메라앞에서 물러나는 장면과 함께 뉴스를 이어가다 "오바마 대통령이 숨졌다(President Obama is dead)"고 했다가 함께 뉴스를 진행하던 여성 앵커가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오사마.."라고 지적하자 곧바로 "오사마 빈 라덴이 숨졌다"고 정정했다.
일부 폭스뉴스는 자막에 `오바마 빈 라덴'이라는 잘못된 이름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했으며 한 지역방송은 `유사마 빈 라덴(USAMA bin Laden)'이라는 틀린 자막을 싣기도 했다.
오바마와 빈 라덴의 이름을 혼동하는 것은 유력 정치인들도 심심찮게 범하는 실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냈던 존 애슈크로프트는 2008년 4월 기자회견 도중 민주당의 대선 후보주자였던 오바마의 이름을 오사마라고 불렀다가 청중들의 야유를 받자 사과한 일도 있다.
오바마와 같은 민주당 소속인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은 2005년 1월 기자들 앞에서 "오사마 빈 라.. 아니 오사마, 오바마,, 오바마에게 물어봐야겠다"고 했다.
2007년 10월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전 주지사는 "오사므..어..버락 오바마가 모든 과격분자들에 대해 이라크로 집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가 나중에 대변인을 통해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롬니 전 주지사의 이런 발언에 관해 논평을 요구받은 오바마는 "때로는 순전히 실수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롬니의 경우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8년 AP통신의 딘 싱클턴 기자는 오바마에게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질문하면서 "오바마 빈 라덴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하다"고 하자 오바마가 "귀하가 오사마 빈 라덴을 언급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카고 대학의 인류학과 교수인 마이클 실버스타인은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오바마와 오사마의 이름을 혼동하는 것이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실수에는 은연중에 그 사람의 인성과 특징이 잠재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