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개별 드레스룸, 코너벽이 수납장으로 변신
분양 관계자 "수납공간 많을수록 주부들 좋아해"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가보면 '수납공간을 이렇게도 설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일반 벽처럼 보이는 곳을 열어보면 진공청소기 서너대를 너끈히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현관 신발장은 단순히 붙박이장에서 멈추지 않고 사람이 걸어들어가서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 이른바 '워크인 클로젯'으로 진화했다.

수납공간은 기본적으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따로 장롱을 구입하거나 선반을 짤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집안공구나 청소용품, 운동용품 등 처지가 곤란한 각종 잡화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부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 때마다 수납공간에 배로 신경을 쓴다. 수납공간의 설계와 디자인이 진화하고 있는 이유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주부들이 좋아하는 수납공간을 더 많이, 더 좋게 설계하면 분양 성적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각 건설사들이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수납공간, "이렇게도 설계하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5공구 Rc3블록에 지을 초고층 아파트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에는 안방에 1평 남짓한 드레스룸이 2개다. 남·녀의 드레스룸이 따로 설계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부의 보행 동선이 분리돼 부딪힐 우려도 적고, 옷가지도 각자의 기호에 맞춰 정리할 수 있다.

이 단지에는 드레스룸이 욕실에도 있다. 욕실 샤워부스 쪽에 반투명 유리장으로 된 붙박이장이 설치해 샤워도구나 속옷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수납공간, "이렇게도 설계하네"
집안의 죽은 공간을 활용하기도 한다. 기둥이나 모퉁이 등을 수납장으로 설계한 이른바 '코너벽장'이 그것이다.

GS건설이 대전시 중구 대흥동 400-20번지 일대 재개발1구역에 지을 아파트 ‘대전 센트럴 자이’에는 주방에 코너벽장이 설치된다. 특히 59㎡A형처럼 소형 평형은 수납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 평형보다 코너벽장이 더 유용하다. 보통 음식재료나 주방용품, 청소도구 등을 정리할 수 있다. 문을 닫으면 외관은 일반 벽의 모습으로 깔끔하다.
수납공간, "이렇게도 설계하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측면'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우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 Aa-10블록에 지을 아파트 ‘한강신도시 푸르지오’는 안방 붙박이장이나 현관 신발장의 측면까지 놓치지 않고 수납공간으로 설계했다. 한라건설의 '한강신도시 한라비발디' 역시 하부장의 측면을 그냥 두지 않고 수납장으로 연출했다.
수납공간, "이렇게도 설계하네"
아예 벽면 한 쪽을 수납장으로 설계한 곳도 있다. 대우건설이 부산 사하구 다대동 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지을 아파트 ‘다대 푸르지오’ 내부는 주방 양쪽 벽면이 수납공간으로 설계된다. 음식재료와 주방용품을 수납하는 팬트리장과 냉장고 넣는 공간, 유리 진열장, 상부·하부 수납장으로 구성된다.

'대전 센트럴자이'는 현관 한쪽 벽면 전체가 수납공간이다. 기존의 현관 신발장과 현관 정면에 있는 침실 사이의 벽면에 수납장을 들인 것이다. 더 많은 신발을 넣을 수 있는 회전식 신발대를 비롯해 청소도구, 운동용품, 우산 등을 정리할 수 있다.

한경닷컴 김민주 기자 minju1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