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남기에…5평 약국 月 임대료가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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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인천공항에 '초고가 약국'
최저 입찰가는 年 3억대
입점 경쟁 치열…12억 낙찰
운영 부담 고스란히 약값에
시중 약국보다 2~3배 비싸
최저 입찰가는 年 3억대
입점 경쟁 치열…12억 낙찰
운영 부담 고스란히 약값에
시중 약국보다 2~3배 비싸
월 임대료가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약국'이 등장했다.
1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 내 A약국(17.1㎡,약 5.1평 · 사진)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입찰을 실시한 결과 연간 임대료 12억6300만원을 써낸 Y씨(약사)가 운영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경영권을 넘겨받는 Y씨는 공사에 매달 1억525만원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국내 대형병원 인근에서 처방약을 주로 판매하는 '문전약국'이 아닌 일반약을 파는 약국에서 월 임대료가 1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Y씨는 감정가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내 약국 운영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사는 연간 임대료 3억8798만원을 최저 입찰가로 제시했다. 이번 입찰에는 9억5100만원을 써낸 K씨,7억7477만원을 적어낸 L씨 등 4명이 참여했으나 Y씨의 초고가 베팅에 고배를 마셨다.
인천공항엔 총 5곳의 약국이 입점해 있으며 여객터미널 3층 서쪽 약국은 8억4170만원에,3층 동쪽 약국은 7억6411만원에 각각 낙찰된 바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약국 임대료가 연간 1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쟁이 다소 가열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약국의 전 운영자인 L씨(약사)는 "7억~8억원 정도를 써내면 무난히 낙찰받을 줄 알았는데 (임대료가)뛰어도 너무 뛰었다"면서 "1년에 12억원을 임차료로 내려면 소득세 등 세금까지 합쳐 실제로 14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운영해서 수익을 내려고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L씨에 따르면 한 달에 1억500만원의 임차료를 내려면 각종 경비와 인건비 등을 감안해도 하루 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실제로 A약국이 판매하는 일반약의 판매가가 다른 곳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다는 게 이용객들의 지적이다. 시중에서 팔리는 똑같은 일반약보다 통상 2~3배 정도 비싸다는 게 공항 이용객들의 불만이다.
공사 홈페이지에도 "약값이 너무 비싸다""면세구역에서 달리 살 곳도 없어 강매 당하는 것 같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약사법에 따르면 약값은 약사가 임의대로 정할 수 있다.
공사 측은 통상 5년 단위로 하는 약국 임대계약을 올해부터 1년 단위로 변경했다. 공사가 의도적으로 고가 입찰가를 염두에 두고 단기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약국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2만320곳의 약국이 있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처방약품 판매에 의존하는 약국 경영이 확산되면서 병 · 의원 인근 위주로 약국 개설이 집중돼왔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입지가 포화상태인 만큼 공항 구내약국 같은 경우 임대료는 '부르는게 값'"이라면서 "높은 임대료는 고스란히 비싼 약값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1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 내 A약국(17.1㎡,약 5.1평 · 사진)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입찰을 실시한 결과 연간 임대료 12억6300만원을 써낸 Y씨(약사)가 운영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경영권을 넘겨받는 Y씨는 공사에 매달 1억525만원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국내 대형병원 인근에서 처방약을 주로 판매하는 '문전약국'이 아닌 일반약을 파는 약국에서 월 임대료가 1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Y씨는 감정가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내 약국 운영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사는 연간 임대료 3억8798만원을 최저 입찰가로 제시했다. 이번 입찰에는 9억5100만원을 써낸 K씨,7억7477만원을 적어낸 L씨 등 4명이 참여했으나 Y씨의 초고가 베팅에 고배를 마셨다.
인천공항엔 총 5곳의 약국이 입점해 있으며 여객터미널 3층 서쪽 약국은 8억4170만원에,3층 동쪽 약국은 7억6411만원에 각각 낙찰된 바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약국 임대료가 연간 1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쟁이 다소 가열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약국의 전 운영자인 L씨(약사)는 "7억~8억원 정도를 써내면 무난히 낙찰받을 줄 알았는데 (임대료가)뛰어도 너무 뛰었다"면서 "1년에 12억원을 임차료로 내려면 소득세 등 세금까지 합쳐 실제로 14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운영해서 수익을 내려고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L씨에 따르면 한 달에 1억500만원의 임차료를 내려면 각종 경비와 인건비 등을 감안해도 하루 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실제로 A약국이 판매하는 일반약의 판매가가 다른 곳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다는 게 이용객들의 지적이다. 시중에서 팔리는 똑같은 일반약보다 통상 2~3배 정도 비싸다는 게 공항 이용객들의 불만이다.
공사 홈페이지에도 "약값이 너무 비싸다""면세구역에서 달리 살 곳도 없어 강매 당하는 것 같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약사법에 따르면 약값은 약사가 임의대로 정할 수 있다.
공사 측은 통상 5년 단위로 하는 약국 임대계약을 올해부터 1년 단위로 변경했다. 공사가 의도적으로 고가 입찰가를 염두에 두고 단기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약국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2만320곳의 약국이 있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처방약품 판매에 의존하는 약국 경영이 확산되면서 병 · 의원 인근 위주로 약국 개설이 집중돼왔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입지가 포화상태인 만큼 공항 구내약국 같은 경우 임대료는 '부르는게 값'"이라면서 "높은 임대료는 고스란히 비싼 약값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