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강재섭 전 대표(분당을 국회의원 선거)와,엄기영 전 MBC 사장(강원도지사 선거)을 후보로 결정하면서 여야의 4 · 27 재 · 보궐선거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분당을에선 강 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맞붙는 빅매치가 이뤄지게 됐다. 강원도에선 MBC 사장 출신인 엄 후보와 최문순 후보(민주당)가 한판승부를 벌인다.

◆분당을 빅매치 성사

강 전 대표와 손 대표 간 거물급 대결이 현실화된 분당을은 이번 재 · 보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분당을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조기전당대회 개최 여부가 결정된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대선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강 전 대표가 승리한다면 이재오 특임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여권 내 권력지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당 대표 경선 당시 맞대결을 펼쳤던 강 전 대표가 '6선'의 내공으로 이 장관의 견제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손 대표가 승리할 경우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손 대표 측은 보궐선거에서 이긴다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손 대표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손 대표가 당을 바꿔 다시 경기도에서 승리할 경우 여당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은 더 커질 것이다. 분당을 선거의 결과는 '투표율'이 최대 변수다. 손 대표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20~40대 젊은 유권자들을 얼마만큼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느냐가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0대 이상에선 강 전 대표가 유리하다.


◆강원,박근혜-이광재 대리전 '후끈'

박 전 대표가 간접지원에 나서고 있는 강원도는 지역맹주인 이광재 전 지사와의 '대리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엄 전 사장이 당선될 경우 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 등으로 돌아선 민심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고,'선거의 여왕'으로 통하는 박 전 대표의 존재감도 드러낼 수 있다.

최 전 의원이 당선되면 최 전 의원을 밀고 있는 이 전 지사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피선거권 제한이 해제되는 5년 후 정치복귀를 꿈꾸는 이 전 지사에게 이번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김해을은 야권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변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후보가 단일화되면 야당이 유리하고 실패 시엔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다.

평창=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