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보증은 대체 시공사 선정 강행키로

[한경속보]자금난으로 대체 시공사를 선정키로 한 부산 명지지구 ‘퀸덤’ 아파트의 하도급업체들이 잔여 공사를 계속하는 조건으로 공사 손실액의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 명지지구 퀸덤 아파트의 하도급업체 357곳은 원 시공사인 영조주택이 공사를 계속 맡는다면 약 200억원의 공사 손실액을 자발적으로 부담키로 했다.

아파트를 짓고 있는 건설사에 문제가 생겨 해당 단지가 사고 현장으로 지정이 되면 대한주택보증은 입주계약자의 의견에 따라 환불 또는 분양이행 결정을 내린다.공사를 계속할 경우 대한주택보증의 보증 하에 원 건설사가 공사를 맡거나 새로 시공사를 뽑게 된다.대체 시공사가 선정되면 그에 따라 하도급 등 협력업체들도 새로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다.이 때문에 기존에 영조주택과 계약한 하도급업체들이 계약 해지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고육지책’으로 공사 손실액을 부담키로 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도급업체 모임의 관계자는 “새로 시공사를 뽑으면 영조주택과 계약한 하도급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영조주택이 공사를 계속하면 협력업체가 받아야 하는 잔여공사비 2200억여원 가운데 200억원 가량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주택보증은 일정대로 22일 대체 시공사를 뽑는다는 계획이다.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조사 결과 영조주택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22일 새로 시공사를 뽑아 공사를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협력업체 선정에 대해선 “공정 진행 상태에 따라 일부 협력업체와 다시 계약을 맺을 수도 있겠지만 하도급업체 선정은 시공사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월 준공예정이던 1041채 규모 ‘명지 퀸덤 2차’는 영조주택의 자금난으로 공정률 70%에서 중단됐다.이후 채권은행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장을 거절하면서 지난해 11월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현재 법원으로부터 개시결정 여부를 심의받고 있다.

영조주택은 명지지구 퀸덤아파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400억원 규모의 견본주택을 세우고 탤런트 고현정씨를 모델로 내세워 유명세를 탔다.2009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92위였으나 지난해에는 시공능력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