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리비아 결의안을 통과시키고,영국과 프랑스 등이 군사개입 행보를 보이자 리비아가 재빨리 정전을 선언하며 태도를 바꿨다. 카다피군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던 리비아 내전이 새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은 18일 "반군을 상대로 한 모든 군사작전을 즉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리비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리비아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뿐 아니라 외국인의 재산과 생명도 지켜줄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반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며 모든 군사작전을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외무부의 이 같은 발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날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 승인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나온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에서 "리비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리비아 상공에서 모든 비행을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의 핵심 내용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 실행 △공해상 리비아 선박 검색 △리비아 석유회사 자산동결 등이다.

특히 "벵가지에 있는 시민군을 포함한 리비아 민간인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카다피군에 대한 선제 공격의 길도 열어 놓았다. 이와 관련,영국과 프랑스는 수 시간 내 작전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밝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첫 조치가 일부 아랍 국가들의 지원 속에 이르면 18,19일 중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첫 군사 작전의 타깃은 리비아의 대공방위 시스템과 비행기 활주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정권의 즉각적인 군사작전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영국 등은 거듭 압박하는 행동을 취했다. 베르나르 발레로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그(카다피)가 두려워하기 시작했으나 현지에서 (반군과 민간인에 대한) 위협의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카다피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전날 카다피는 "더 이상의 자비는 없다"며 벵가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선언했지만 유엔 결의 직후 "휴전을 결정할 준비가 돼 있으며 그 실행 방안을 논의할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유엔=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