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런티어] 캐나다에 24개 점포 낸 '퓨전 한식 전도사'
"'퓨전 한식' 메뉴를 더 많이 개발해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겠습니다. "

캐나다에서 프랜차이즈업체 '고려코리안바비큐(koryo korean BBQ)'를 운영하는 이진호 씨(49 · 사진)는 15일 "한국 음식이 일식,중식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캐나다 5개주 8개 도시에서 4개 직영점과 20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필리핀 마닐라에 해외 1호점을 열었다.

인천에서 태어난 이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부모와 함께 파라과이로 이민을 갔다. 식당에서 일하며 중 · 고교를 졸업한 뒤 신발 제조 기술을 배워 캐나다 앨버타주 브룩스로 넘어가 터를 잡았다. 가죽신발과 말안장을 만들고 수리하는 일을 하다가 1988년 식당을 차려 일식과 양식 등을 파는 음식점을 운영했다.

이 대표가 '퓨전 한식'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1996년 하와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던 누나 집을 방문했을 때다.

"일식 중식이 대부분인 캐나다에서 한식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이후 1년간 직접 쇠고기를 구워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고 한국에서 식당 디자인도 연구했죠."

이를 통해 즉석에서 불로 구워내는 불고기 맛 쇠고기 스테이크에 나물 반찬,오징어채,두부,계란찜,김치 등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형태의 '퓨전 한식'을 개발했다.

"쇠고기를 구우면서 기름기를 태워 없애버리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요.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점포 조리대를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 쪽에 배치해 쇠고기를 구울 때 일어나는 불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도 가미했습니다. "

이 대표는 이 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점포를 24개로 늘렸다. 연간 매출은 120억원 수준.그는 2006년 온타리오주 건강식당프로그램 우수상,2007년 밴쿠버 식당연합회 '웨스트 밴쿠버 최고 한국식당 상'을 받았다. 한국의 '맛탕'에 착안해 그가 개발한 '마늘 감자'가 캐나다와 필리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앞으로 캐나다에 가맹점포를 100개까지 늘리고 한국에도 프랜차이즈를 낼 계획"이라며 "수익을 메뉴 개발에 투자하고 철저한 점포관리를 통해 점주들과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