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은 16일 "마치 쓰나미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며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자회사 편입은 별개 문제이기 때문에 이날 자회사 편입 승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고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이날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다고 발표한 직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시 적격성 심사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것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대법원이 파기 환송한 데 따른 것 아니겠느냐"며 "법률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내가 코멘트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승인 문제는) 대외적인 신인도와도 연결돼 있다"며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증자에 참여한 7개국 32개 투자자들 생각에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5월 말까지 계약을 종료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후부터는 어느 일방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 뒤 "4월부터 한 달에 329억원씩 내기로 돼 있는 지연보상금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론스타에 대한 판결 문제로 금융위가 승인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귀책사유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계약서에는 매도인의 귀책사유에 대한 명시적인 문구가 없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장 등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금융이 추천한 인물들을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이사로 내정해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 추천했다"며 "5월 말까지 딜을 매듭짓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기 때문에 최종 이사 자격을 얻는 것은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끝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불만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송사로 나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의 총 파업 움직임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불편을 주고 결국 자해행위가 된다"며 "외환은행 직원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나은행 노조는 이날 외환은행 인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금융당국도 국가의 이익을 위해 책임있는 자세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