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꿈으로 생각하고 이상으로 실현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겁니다. 내게 정비사는 그런 '부분'이었죠."

BMW 코오롱모터스 분당전시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유샘이 씨(38 · 사진)는 여성으로는 흔치 않게 자동차 정비업계에 몸 담고 있다. BMW 한국 서비스센터에서 여성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인원은 유씨를 포함해 딱 2명뿐이다. 그는 센터에 입고되는 차량들의 소모성 부품 교체나 수리 차량을 진단하는 일을 맡고 있다. 정비사는 어릴 적부터 그의 오랜 꿈이자 이상이었다.

유씨는 "주변의 편견으로 마냥 꿈만 꾸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꿈이 더 커졌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이 일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7년 12월 BMW 코오롱모터스에 입사한 유씨의 정비 경력은 올해 4년차.2003년 대학에서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정비사의 꿈을 버릴 수 없어 재차 여주대학 자동차학과에 들어가 자동차 엔지니어링을 배웠다. 진작부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주변에 조언을 들을 여성 엔지니어가 없어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BMW와의 인연은 2007년 여주대학을 방문한 장성택 BMW트레이닝 아카데미 이사의 특강이 결정적 계기였다. "당시 BMW 관련 기술력과 시스템 설명을 들었는데 굉장히 매력을 느꼈어요. BMW 차량을 직접 만지고 살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지원하게 됐죠."

BMW의 가장 큰 매력으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꼽는 유씨는 정비 분야에서 일하길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 일에 뜻이 있다면 용기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유씨의 꿈은 엔지니어 명함을 버리지 않는 일이다. 그는 일할 여력이 있을 때까지 엔지니어로 일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