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팀 일본 지상파 진출로 기대감 상승

KBS '개그콘서트' '달인'팀의 일본 지상파 방송 출연을 계기로 코미디 한류에 대한 기대감에 다시 커지고 있다.

코미디는 그동안 드라마나 가요에 비해 한류 열풍에서 소외돼 있었다.

문화적 차이에 따른 영향력이 다른 어떤 장르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달인'팀의 일본 진출은 슬랩스틱에 기반한 몸개그가 개그 한류의 새 활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줬다.

김병만과 노우진, 류담으로 구성된 '달인' 출연진은 지난 7일 일본 도쿄 T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비교하는 비교여행' 녹화에 참여했다.

TBS는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으로 전국으로 프로그램을 송출한다.

'비교하는 비교여행'은 일본의 유명 개그맨 시무라 겐이 진행을 맡은 인기 프로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출연은 일본 제작진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몸개그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진 시무라 겐이 '달인'팀의 개그를 보고 출연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녹화장에서 '달인' 팀은 국내에서 방송됐던 텀블링과 흡입력 등 3가지 묘기를 선보였다.

김병만 소속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며 "함께 출연한 배우 윤손하 씨도 반응이 너무 좋아 같은 한국인으로 뿌듯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오는 23일 방송이 되기도 전에 이미 재출연을 요청한 상태다.

'달인'팀은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일본 현지 순회공연도 계획 중이다.

'달인'팀이 현지에서 즉각적인 호응을 얻은 데는 대사보다는 동작이 중요한 몸개그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보여줬던 대로 준비해서 갔는데 일본 관객들이 바로 이해하고 반응하더라"며 "별다른 대사 없는 몸 개그가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무대에서 몸개그의 경쟁력은 '난타' '점프' 등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개그맨 정종철이 기획한 넌버벌 개그팀 옹알스도 지난해 8월 한국 코미디로는 최초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해 30회 공연을 매진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옹알스는 대사 없이 마술과 저글링, 마임 등을 결합해 사물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코미디를 펼친다.

작년 호평에 힘입어 옹알스는 올해 에든버러 페스티벌 참가도 준비하고 있다.

'달인'팀과 옹알스의 활약은 국내 코미디가 해외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상황에서 주목할 만 하다.

그동안 개그우먼 조혜련을 제외하고 해외 진출에 성공한 코미디언은 거의 없었다.

2006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일본 위성채널과 지역민방에서 방송되고 갈갈이 패밀리와 컬투 등이 일본에서 소규모 공연을 펼쳤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프로그램 해외 판매에서도 드라마나 가요 프로 판매는 활발하지만 코미디 프로는 최근 2년간 전무한 실정이다.

KBS에 따르면 2009년과 지난해 해외로 수출된 코미디 프로그램은 단 한 편도 없었다.

코미디 프로의 맥이 끊기다시피 한 다른 방송사는 말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는 코미디가 문화적 차이로 문화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문화할인율'이 다른 장르보다 크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나 볼거리가 많은 가요 프로와 달리 코미디는 문화 코드가 다르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몸개그를 중심으로 개그맨들이 인지도를 얻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KBS 콘텐츠사업부 관계자는 13일 "예능 프로도 예전에는 판매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한국 가수들이 인기를 끌면서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프로가 잘 팔리기 시작했다"며 "개그맨들의 인지도가 해외에서 올라가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