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대 경제국가인 브라질이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가 및 재정 불안으로 변동성이 큰 남미 국가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는 이머징 국가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지우마르 마시에루 상파울루대 경제학과 교수(52 · 사진)를 만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풀어야 할 브라질의 과제를 들어봤다.

▼브라질의 경제 상황은 어떻습니까.

"중국 위안화와 달리 브라질 통화는 고평가됐습니다. 해외에서 자본이 유입된 결과인데요. 고평가된 통화로 브라질은 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체로 30%가량 고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브라질로 유입되는 자본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마련했지만 인플레이션 때문에 정책을 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금리를 올리면 자본 유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지요. 단시일 내 통화가치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제가 안정을 되찾긴 했지만 실물경제 투자가 크게 부족합니다. 중국 인도와 달리 공급 능력 측면에서 제대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

▼브라질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인데요.

"단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수년 동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질 것입니다. 물론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게 당연하지요. 하지만 브라질 인플레이션은 지나친 수요 증대 및 국제 자본 유입과 관련이 크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

▼자본세 추가 징수 등 거시건전성 조치들이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그렇습니다. 개방된 경제에서 거시 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는 조치들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만으로 물가를 잡기 어렵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올 들어 최종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5개 대형 은행들이 대출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금리정책만으로 경제안정을 꾀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브라질 인플레이션은 총수요 증가에 따른 경제성장 결과라는 분석인데요.

"룰라 정부 때 도입한 사회보장 정책이 성공하면서 저소득층에 돈이 많이 흘러들어갔습니다. (저소득층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볼사 파밀리아'정책 등을 통해 4000만명이 수혜를 보고 있다. ) 가계의 자산가치가 늘어나면서 구매력이 커진 이유입니다. "

▼브라질 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브라질에는 자원을 생산 · 수출하는 대기업이 있지만 일본 한국처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합니다. 농업과 자원만으로 원활한 무역을 하긴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에 종속되는 것은 브라질 산업구조를 고도화시켜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경제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아직도 부족합니다. "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요.

"정부가 산업 선진화를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하고요. 세계 경제에 편입돼 경쟁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

상파울루=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