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극심한 달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금,동과 같은 전략물자의 수출규제를 풀고 희토류 금속 판매에 나서는 등 사실상 자원 바겐세일을 시작했다.

15일 북한에 사업체를 운영하며 춘제(설)를 보내기 위해 베이징에 일시 돌아온 한족과 조선족 등 복수의 대북사업가에 따르면 북한은 금,은,동,아연 등 공식적으로 수출이 불허되던 전략 광물에 대한 해외 반출을 작년 말부터 허용하기 시작했다.

또 희토류 같은 희귀금속 수출을 위해 판매팀도 베이징에 파견했다. 평양의 사무실에서 연간 200일가량 상주하는 B사의 L사장은 "북한엔 희토류 등 희귀 광물이 많은데 우라늄 성분이 포함돼 있어 중국산에 비해 상품성은 떨어진다"며 "그러나 기술적으로 세척에 큰 어려움은 없어 북한이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다면 수요가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 투자도 광물자원에 거의 한정돼 있어 중국 완샹그룹이 압록강변 혜산의 동 광산에 3억위안을 투자했고,스페인 자본이 몰리브덴 광산 개발에 최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W사의 S사장은 "평양의 유경호텔을 개발하기로 했던 이집트 회사는 외관공사만 끝낸 뒤 손을 뗐다"며 "합영에 대한 이해와 인프라 부족이 외국인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자원 판매 외에는 외자유치가 어렵다는 얘기다.

서울의 한 대북 전문가도 "흥남 희토류 공장만 해도 생산량 전부가 중국에 들어가고 있다"며 "대신 그 대가로 중국의 식량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원광석뿐 아니라 가공물량도 중국으로 나가기는 마찬가지다. 함남 단천의 마그네사이트 공장에서도 생산량이 전부 중국기업에 판매된다. 이와 관련,통일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석탄,은 등 광물자원 수출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쌀과 옥수수 수입을 늘리도록 북한 당국이 지시했다"며 "지금 북이 내다 팔 수 있는 것은 광물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과 중국이 이날 베이징에서 북한의 지하자원 공동 개발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이 김정일의 생일(2월16일) 전날인 15일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이준혁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