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에 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다. 늦겨울인 데다 영업일수도 짧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각 업체들이 이례적으로 할인폭을 강화하며 판촉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 · 기아자동차가 이를 견제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했고,다른 업체들이 맞대응에 나서면서 연초 판매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중 쏘나타를 사는 사람에게 구입 후 1년 동안 주유비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GS칼텍스 주유소에서 현대카드M으로 결제할 때 ℓ당 300원씩 할인해주는 조건이다. 주유한도는 월 20만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드 이용실적이나 횟수와 무관하게 모든 구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차량 출고 후 최초 1년간 적용되고 법인 및 영업용은 제외다. 현대차는 또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주민등록등본상 가족구성원이 5명 이상이면 아반떼와 쏘나타,제네시스,싼타페,베라크루즈 가격을 30만원 할인해주기로 했다.

기아차는 이달 말까지 신차 구매 고객이 아이리버의 전자사전과 MP4,USB 등을 살 때 32~60%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제주 여행 계획이 있는 고객이 5월 말까지 기아차 홈페이지에 쏘울 시승을 신청하면 최대 4일간 시승 기회를 준다. 또 모든 기아차 구매자에게 갤럭시탭과 갤럭시S,LG 2X의 할부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이와 별도로 모닝과 스포티지R을 제외한 전 차종에 대해 10만~290만원의 할인 혜택을 동시에 제공한다. 카렌스에 대해선 기본 할인폭을 전달보다 30만원 늘린 50만원으로 책정했다.

GM대우자동차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의 신규 구입자에게 쉐보레 엠블럼 키트를 무상 장착해준다. 올해 전 차종을 쉐보레 브랜드로 바꾸기로 결정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휠,차량 후면 등에 십자가 모양의 쉐보레 엠블럼과 차명을 새겨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또 라세티 프리미어 1.8 모델을 구입하면서 차체자세제어장치(SESC)를 옵션으로 선택하면 차값에서 15만원을 빼준다. 알페온 구입자에겐 아이패드를 10만원의 특별 가격에 제공한다. 작년 말 단종한 중형 세단 토스카의 경우 재고량이 소진될 때까지 차값을 12% 깎아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3와 SM5,QM5 구입자에게 선루프를 무상 장착해주고,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 가격에서 빼주기로 했다. 선루프를 선택하지 않을 때의 할인폭은 77만~92만원이다. 준대형차인 SM7에 대해선 100만원의 현금을 지원한다. 또 같은 차종에 대해 할부기간에 따라 1~3%의 저금리를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종전에 르노삼성차를 구매했던 경험이 있거나 최근 신규 면허를 취득한 사람에게 최대 5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쌍용자동차는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는 판촉 프로그램을 내놨다. 체어맨W 및 체어맨H 구매자에게 200만원,렉스턴과 카이런,액티언스포츠 구매자에게 30만원을 각각 낮춰준다. 체어맨H 고객에겐 200만원 상당의 DVD 내비게이션 또는 유류비 70만원을 덤으로 준다. 과거 쌍용차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20만~100만원을 추가로 깎아주는 '쌍용차 로열티 제도'도 도입했다.

수입차 업계도 판촉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닛산은 중형 세단인 알티마 구입자에게 특별 금융유예리스 또는 24개월 무이자 할부(선납금 30% 이상 납입조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예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뉴 알티마 2.5(3460만원)를 구입하면 선납금 35%(1211만원) 납입 후 3년간 월 14만9000원에 탈 수 있다. 잔액은 3년 후 상환하거나 재리스할 수 있다. 전액 현금으로 구입하면 주유권 200만원을 지급한다.

인피니티는 전국 8개 전시장을 방문해 뉴 G25를 시승한 여성에게 라프레리 화장품 세트를 주는 'G25 레이디 캠페인'을 시작했다.

혼다코리아는 중형 세단 어코드의 국내 출시 7주년을 기념해 이달 어코드 구입자에게 종전 혜택의 두 배인 4년,8만㎞의 무상점검 기간을 부여한다. 또 취득세 2%를 지원하고 최신 3D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를 무상으로 장착해준다. 준중형 세단인 시빅 구매자에겐 4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제공하고 시빅 하이브리드를 사면 주유상품권 300만원어치를 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