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정보기술(IT) 붐과 같은 큰 변화가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방송 · 통신의 융합,스마트폰 열풍,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등장 등이 그것이죠."

김지훈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44 · 사진)는 6일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방송 · 통신,3D콘텐츠,게임 등의 분야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통신,미디어,콘텐츠 등 'TMT(Telecommunications,Media,Technology)' 분야 벤처투자 전문가로 2008년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설립했다. 서울대 분자생물학과(86학번)와 미국 MIT 슬론(Sloan)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을 거쳐 1998년 벤처캐피털 분야에 뛰어들었다. 2000년부터 IMM투자자문과 IMM창업투자 대표를 맡아 굵직한 기업 인수 · 합병(M&A)을 성사시켰다.

게임유통업체 YNK코리아와 코스닥상장사 써니상사의 합병(2002년),싸이월드와 SK텔레콤 간 M&A(2003년),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와 속옷업체 라보라의 합병(2005년) 등이 김 대표의 작품이다.

현재 그가 운용 중인 벤처투자 규모는 약 2500억원.김 대표는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그린산업과 바이오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지만 투자금 회수에 시간이 걸리는 등 리스크가 있다"며 "이에 비해 TMT 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5월에 설립된 SNS업체 티켓몬스터에 국내 벤처캐피털로는 유일하게 27억원을 투자했다"며 "1년도 안 돼 티켓몬스터가 국내 1위 SNS업체로 성장하면서 50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새로운 방식의 투자기업 발굴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TMT 산업에 투자하는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설립키로 한 것.올해 3월 코스닥 상장 예정인 이 스팩의 이름은 '리딩밸류제1호 스팩'.스톤브릿지캐피탈과 IT · 통신 분야 M&A를 주도하고 있는 이스턴투자가 각각 30%의 지분을 갖고 여기에 법무 · 회계법인을 두고 있는 선명인베스트먼트,리딩투자증권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김 대표는 "오는 3월 상장을 앞두고 현재 스팩을 통해 인수할 우량 기업을 찾고 있다"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주력사업과 연관성 없는 사업부를 분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그중 TMT 분야와 관련 있는 곳을 1차 타깃으로 정해 합병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앞으로 벤처투자도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지원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창업 초기 기업엔 엔젤펀드,기술상용화 등 성장단계에선 벤처캐피털을 통해 지원하고,성숙단계에서는 스팩이 기업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