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21개월째 1%로 동결했다.



ECB는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1%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전문가들은 ECB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해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CB는 2009년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창설 이후 10년 만의 최저 수준인 1%로 조정하는 등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 이후 모두 7차례에 걸쳐 3.25%포인트 내린 이후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논의의 중심이었던 재정적자를 뒤로하고 물가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1.9%였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물가상승률은 12월 2.2%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7개월 만에 가장 높은 2.4%를 나타냈다.



하지만 ECB는 올해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3.7%를 기록했고,중국도 이달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등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경발언을 쏟아냈으나 전문가들은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장기적 물가 압력은 제한적이라면서 현 금리 수준은 ‘적정’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연구원은 “고금리가 마지막 수단이라는 점을 ECB가 잘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4분기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고,그것도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출에 주력하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유로화 강세를 반기지 않기 때문에 트리셰 총재가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겨냥한 강경발언을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실제로 이날 트리셰 총재가 인플레에 대해 다소 온건한 입장을 보이면서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전날보다 0.9% 떨어져 유로당 1.3684달러에 거래됐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