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전셋값과 매매값이 동반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007년 이후 실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 아파트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여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다. 가족이나 친지들이 전해주는 전세난 탓에 귀성 후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 · 중반 같은 주택값 폭등세는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여유를 갖고 보금자리주택 경매 등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집을 매입하는 방법도 찾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매매 · 전셋값 하락 전환 어려워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전셋값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2009년 1분기까지 강남권이나 2기신도시 등에서 싼 값에 전세를 얻었던 많은 세입자들이 재계약 대상"이라며 "집주인들이 주변 시세에 맞춰 대폭 인상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적어도 1분기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는 "전세난에 자극받아 봄 이사 수요가 빨리 형성되면서 전셋값도 2월 초부터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중소형 전세난은 향후 2~3년간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가도 강보합이나 강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중소형에 이어 강남 중대형 새 아파트도 거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일부 전환되면서 매매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온도차가 심할 전망이다. 분양대행업체 내외주건의 김신조 대표는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 수도권 외곽에선 오름세가 나타나기 힘들다"며 "공급이 적었던 지역의 중소형이 시장을 주도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싸게 매입하는 방법 찾아라

전문가들은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만한 묘책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이는 전세시장에선 공급 확대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는 까닭이다.

매매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대 변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꼽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의 박원갑 연구소장은 "3월 말 끝나는 DTI 규제 완화가 연장되지 않으면 매수심리 위축으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DTI 외에도 보금자리 공급 확대 등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다양한 카드를 갖고 있어 급등세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는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김선덕 소장은 "금리를 올려도 절대 수준이 낮아 버틸 만한 데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폭 인상도 힘들다"며 "금리가 추가 인상돼도 주택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내집마련 전략과 관련,무작정 추격 매수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낮은 값에 매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김신조 대표는 "거래시장에서 작년 여름 · 가을 수준의 급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며 "경매나 보금자리청약 등을 통해 시세보다 낮게 내집을 마련하거나 갈아타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