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망한 82세 노인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12년전 발생한 폭행이라는 검시관의 검시 결과에 따라 경찰이 현재 살인미수죄로 복역중인 피의자를 대상으로 살인 혐의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법당국은 지난 7일 사망한 로웰 노블의 사망원인이 12년 전 발생한 폭행 때문이라는 이례적인 검시결과가 26일 나왔다고 밝혔다.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검시관은 그가 고령이고 심장질환과 당뇨병을 앓고 있었지만 가장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1999년 3월15일 새너제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뇌부분의 외상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사망진단서에 뇌상으로 인해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연하곤란증(dysphagia)에 따른 흡인성 폐렴이 사인으로 적시됐다는 것.
검찰은 이에 따라 조만간 당시 폭행 피의자 월터 존스(49)를 살인 혐의로 다시 기소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존스는 데이트 중인 노블과 자신의 어머니인 린다를 무차별 폭행, 살인미수 혐의로 16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노블의 사망진단서에 서명을 한 미셸 조든 박사는 규정상 수사중인 살인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관련 사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노블의 가족들은 장례식에서 노블이 폭행 당시 살아남기는 했지만 단기적으로 기억상실증세를 보이는 등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블은 '3-D' 특수안경 관련 특허 등 모두 17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QD테크놀러지'라는 자신의 사업체를 경영했으나 그 사건 이후 결국 사업체를 포기했다는 것.

샌타클래라 부지방검사 브라이언 웰치는 그러나 존스의 살인죄를 인정받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법에는 피해자가 공격 후 3년이 경과한 뒤 사망하면 공격과 사망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법정에서 인과관계 여부를 다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OJ 심슨사건 변호를 담당했던 샌타클래라대 법학과 제럴드 우엘멘 교수는 존스가 살인죄로 기소되면 전문가들간에 엄청난 공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런 사건은 극히 이례적이지만 2009년 버지니아주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당시 검시관이 퇴역해군의 사망이 1976년 발생한 총격사건 때문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나 치명적인 공격이 발생한 후 1년이 지나서 사망할 경우 살인죄로 기소할 수 없다는 주법으로 인해 검찰이 기소를 포기한 바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