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문무대왕함 해적 첫 제압
북한상선 직접 퇴치..프랑스군 가장 적극적


청해부대가 21일 아라비아해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우리 화물선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을 펼침에 따라 그간 군사작전을 통해 인질이 구출된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랍 선사들은 그간 해적들과 비공식 협상을 통해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선원들을 구출하고 있지만 피랍 사건은 계속되고 있어 선사의 재정부담 뿐아니라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국제적인 시선에 정부 또한 외교적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피랍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려면 군사작전 등으로 강력히 대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이번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구출작전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는 프랑스를 꼽을 수 있다.

프랑스군은 그간 세 차례나 피랍 선박에 진입해 해적을 퇴치하고 인질을 구출해 해적들이 프랑스 화물선 납치를 꺼린다는 얘기도 있다.

프랑스군은 지난 2008년 4월 자국의 초호화 유람선이 해적에 피랍됐을 때 선박으로 진입해 해적 3명을 사살하고 인질 30명을 구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아덴만에서 피랍된 요트에 있던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고속단정에 50명을 태우고 구출작전을 벌였다.

인질 2명을 구출하고 해적 1명을 사살, 6명을 체포했다.

당시 작전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2009년 4월에는 프랑스 특수부대가 피랍된 요트를 급습해 해적 2명을 사살하고 3명을 체포하면서 인질 4명을 구출했다.

이 과정에서 인질 1명은 목숨을 잃기도 했다.

미국도 2009년 4월 자국 선박 알라바마호가 피랍되자 SEAL(특수전요원) 저격수가 해적 3명을 사살하고 선장을 구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특수부대원들도 작년 2월 슬로베니아 화물선 '아리엘라호'에 진입해 선원 24명을 구출했으며, 연합해군도 그해 9월 아덴만 해상에서 피랍된 영국 상선 구출작전을 펼쳐 해적 9명을 제압한 뒤 선원들을 구조했다.

당시 선원 11명은 선박내 안전격실에 대피했으며 해병특수부대 24명이 선박으로 진입해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

작년 9월 미 해병특공대원들은 독일 화물선 '마젤란스타호'에, 10월에는 유럽연합(EU) 해군이 독일 화물선 '벨루가 포천호'에 각각 진입해 해적을 제압하고 선원들을 안전하게 구해냈다.

우리 해군 청해부대도 지난 2009년 8월 피랍된 바하마국적 화물선인 노토스 스캔호에 접근하던 해적선에 직접 승선해 해적을 제압한 적이 있다.

이는 우리 군이 해적선에 승선해 해적을 퇴치한 첫번째 사례로 꼽힌다.

당시 문무대왕함(4천500t급)은 링스헬기를 출동시켜 기관총 35발을 발사하고, 고속단정 3척에 특수전요원(UDT/SEAL) 30여명을 분승시켜 해적선에 진입한 뒤 해적 7명을 제압했다.

작년 4월에는 피랍된 삼호드림호 선원 구출을 위해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이 출동해 피랍 선박 주변을 원형으로 돌면서 '위협 기동'을 했으나 실제 구출작전은 실행되지 않았다.

북한 상선은 자체 보유하는 무기로 해적을 제압한 적이 있다.

지난 2007년 10월 북한 화물선 대홍단호는 소말리아 모가디슈항에서 설탕을 싣고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중 해적들에게 피랍됐다.

당시 인근에 있던 미국 군함 제임스 윌리엄스호에서 급파된 헬기에 해적들이 시선을 빼앗긴 사이 선원들이 감춰놓은 무기를 꺼내 총격전을 펼쳐 해적을 제압한 것이다.

부상한 북한 선원 3명은 미국 군함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화제가 됐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군사전문가는 "선박 납치의 90% 이상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군사작전만으로는 해적 근절에 한계가 있으며 소말리아 내정 안정과 경제개발, 그에 따른 주민생활 안정으로 해적의 충원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