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교재를 발행하면서 표지에 한국교육개발원의 등록상표인 `EBS'를 권한 없이 표기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기소된 김모(45)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했다 하더라도 상표의 본질적 기능인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책 내용 등을 안내ㆍ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등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발행한 쓰기ㆍ어법 교재에는 등록상표인 `EBS'와 동일한 표장이 표시돼 있지만 표지에 김씨가 운영하는 학원 이름과 학원 주소 등이 적혀 있고, 김씨의 영문이름이 페이지마다 적혀 있는 등 전체적으로 책의 출처가 김씨가 운영하는 학원인 것으로 명확히 인식된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표장은 EBS 방송강의의 교재로 사용됐다는 책의 내용 또는 용도를 안내ㆍ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 출처를 표시하는 상표로 사용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김씨가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 2월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한국교육개발원의 `EBS' 등록상표를 임의로 쓰기ㆍ어법 교재 표지에 부착해 150부를 수강생에게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원심은 "김씨가 사용한 `EBS'는 방송 강의 교재임을 표시할 뿐 출처표시라고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