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년과 하룻밤' 성매수 기소 관행에 제동

숙박비를 내고 가출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었더라도 무조건 성매수라고 볼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17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2009년 9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10대 청소년 B양과 광주의 한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지면서 숙박비 3만원을 지급했다가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A씨가 가출한 B양의 처지를 이용해 숙박비를 대가로 성매수했다는 것이 검찰과 경찰의 판단이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약식기소된 나머지 7명의 피고인이 벌금형 선고를 그대로 받아들인 반면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관할 법원인 광주지법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의 의뢰로 이 사건을 맡은 법률구조공단은 B양이 가출한 사실을 몰랐다는 A씨 진술과 숙박비는 성관계 대가가 아니라 성관계 장소 이용료에 불과했다는 주장 등을 근거로 변론에 나섰다.

이에 재판부는 "모텔 숙박비를 내줬기 때문에 A씨와 성관계한 것은 아니다"는 B양 증언 등을 근거로 범죄 증명이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공단 관계자는 "최근 가출 청소년과 성인 남성의 성관계를 일률적으로 성매수로 단정해 기소하는 사례가 많다"며 "일반적인 성매수 범죄 유형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을 전과자로 만드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