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째 하락하며 1110원대에 자리를 잡았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떨어진 1114.2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신용위험 완화와 기준금리 깜짝 인상 등 전반적인 대내외 하락 재료에 따라 아래쪽으로 움직였다.

전일종가보다 10.4원 급락한 1109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가를 저점으로 기록한 뒤 1110원대 초반에서 다소 정체된 흐름을 나타냈다.

환율이 장중 1110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11일(종가 1107.9원) 이후 처음이다.

장 초반 환율은 대외적인 여건이 완화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에 추가 하락 시도를 이어갔다.

전일 포르투갈은 총 12억4900억 유로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올리 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대출 여력을 늘려야한다고 강조, 유로존 재정우려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이날 오전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2.50%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연 2.75%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1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1999년 5월 정책금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래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2개월 만이다.

금융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했다.

최동철 우리선물 채권·금리 연구원은 "물가 상승 압력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 금리 인상의 배경"이라며 "상반기 내에 50bp(1bp=0.01%p) 정도는 추가 인상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금통위가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 인상하자 환율은 2원가량 수직 하락하며 1100원대로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환율의 추가 하락은 외환 당국의 개입성 미세조정에 가로막히며 다시 1110원대로 낙폭을 반납했다.

이후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고, 코스피지수와 유로달러 환율이 장 후반 들어 내림세로 돌아서며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도 하단 지지를 거들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09~1114.5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7포인트(0.26%) 떨어진 2089.48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131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10분 현재 1.3105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3.04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