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포클랜드 영유권 논란 아르헨티나 편들기"

브라질 정부가 남대서양 상의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으로 향하는 영국 해군 함정의 자국 영해 진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브라질 정부가 포클랜드 섬으로 가는 영국 함정의 영해 진입과 정박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교부는 "이달 초 리우 데 자네이루 항구에 함정 정박 예정 사실을 알렸으나 브라질 정부가 허가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도 지난해 9월 영국-브라질 간에 국방 협력 협정이 체결된 사실을 들어 "브라질 정부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양국 간 우호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해군 함정의 경유지를 브라질에서 칠레로 바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영국 언론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포클랜드 선 영유권 논란과 관련해 아르헨티나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 31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호세프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이 나온 사실에도 주목했다.

포클랜드 섬을 둘러싼 영국-아르헨티나 분쟁은 18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영국은 1982년 4~6월 70여일간 아르헨티나와 벌인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해 섬을 점령했다.

당시 전쟁으로 양측에서 900여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의 3분의 2는 아르헨티나 군인이었다.

'포클랜드 전쟁' 패배는 아르헨티나에서 군사독재정권(1976~1983년)이 종식되고 민정 이양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포클랜드 섬에는 현재 대부분 영국인인 2천5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영국군 1천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지난해는 영국 에너지 회사들이 포클랜드 섬 인근 해역에서 석유 탐사 활동을 벌이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선박 통행을 금지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 시절부터 포클랜드 섬에 대한 항공기 운항을 제한하고 포클랜드 섬과 아르헨티나 간의 교역을 규제하는 등 압박을 가해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영국이 자국에서 1만4천㎞나 떨어진 포클랜드 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협상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하기도 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