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면 무상급식 논란을 놓고 주민투표를 제안한 데 대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 시장이 민주당의 무상급식 주장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승부수를 던진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한 핵심당직자는 "오 시장이 주도면밀한 계산으로 이번 기회를 좌파와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며 "오 시장이 싸움을 주도하고 있고 보수층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 다른 대권주자측 반응도 표면적으로는 이와 유사하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에 대해 경각심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문수 지사측도 "`무상 시리즈'가 얼마나 나라 살림을 바닥나게 하는지 상식적인 사람은 다 아는데 나라를 위한 길이 뭔지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고 공감했다.

그러나 마뜩지 않아하는 기류도 없지 않다.

친이(친이명박)계 대표주자를 겨냥한 오 시장의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박 현기환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오늘'에 출연해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한다면 손해"라며 "무상급식 논란도 대화와 설득을 더 거치지 않고 시정협의중단, 주민투표 등을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오 시장을 잠재적 경쟁자로 볼 수도 있지만 경기도는 경기도만의 사정이 있으니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란에서 누가 더 나은 입지를 구축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의 승부수가 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위당직자는 "서울시민 중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는 게 쉽지 않고 주민투표가 오 시장 개인이 아닌 한나라당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