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에 힘입어 오랜만에 상승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10일 7.20% 오른데 이어 11일에도 1.64% 추가 상승해 68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틀간 8.96%(560원) 올랐다. 최고경영자(CEO)인 손관호 회장이 7일 자사주 1만5590주를 매입한데다 재무구조 개선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한전선의 재무구조 개선은 2008년 12월 서울 회현동 본사 사옥을 950억원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2007년 11월부터 5개월간 1조2440억원을 투입했던 이탈리아 전선업체 프리즈미안에 대한 투자 실패로 6411억원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다. 남광토건 인수과정에도 2000억원 이상 들어가 차입금 이자 부담이 커졌다. 단기차입금은 2조5000억원 선까지 불어났다.

대한전선은 2009년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계열사 및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2009년 2월 프리즈미안 지분과 지난해 12월 피제이메탈 지분을 모두 처분하는 등 13차례에 걸친 자산 매각으로 1조500억원을 현금화했다.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서도 1조2800억원을 확보했다. 대한전선의 단기 차입금은 1조6000억원 수준(작년 말 기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한전선 측은 연내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양공장(27만㎡)과 시흥공장(8만㎡),서울 남부터미널 부지(2만㎡) 등의 매각에 성공하면 이자비용이 법인세 차감 전 이익(EBITDA) 이하로 줄어드는 데다 당진공장 가동에 따른 실적 호전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당진공장 규모는 연 2조원이 훨씬 넘는 매출이 발생하는 안양공장의 1.5배 정도"라며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스마트그리드와 광통신선 등 핵심역량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연내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부터 실적이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