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스피커를 통해 "2010 타경 1만3672호(경매물건 번호),권**씨에게 4억8900만원에 최고가 낙찰됐습니다"란 안내 방송이 나왔다. 전주에서 왔다는 권씨는 방송을 듣고선 "됐다,됐어"를 외쳤다. 권씨는 15명이 입찰한 서초동 신원아침도시 아파트(83㎡) 경매에서 최저가 4억1600만원보다 700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낙찰받았다. 그는 "첫 감정가 5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가량 싸게 강남 물건을 잡았다"며 기뻐했다.

이날 서울 중앙지법에서 처음 열린 경매법정은 부동산 시장 반등 기대로 후끈 달아올랐다. 입찰 참여자들이 의자에 앉지 못하고 서 있을 정도로 붐볐다. 강남권 매물이 주로 나오는 중앙지법 경매법정은 향후 경매 시장의 바로미터란 점에서 주목된다.

오은석 경매카페 북극성 대표는 "지난해보다 열기가 뜨거운 것 같다"며 "낙찰 받은 회원수가 작년에 비해 두 배 정도"라고 말했다.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경쟁이 치열했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낙찰가가 지난해 지나치게 올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으로 관심이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경매에 나온 아파트 물건에는 10여명 안팎의 입찰자들이 몰렸다. 서울 상도동 현대아파트는 20명이 경쟁을 벌였다. 낙찰가도 높았다. 숭실대 인근의 이 아파트는 최저가 2억8800만원보다 4000여만원 비싼 3억328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3억6000만원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물건은 최저가보다 높고 감정가를 조금 밑도는 금액에서 낙찰됐다. 삼성동 래미안삼성 1차(감정가 16억원)는 압구정동에 사는 김모씨가 단독 입찰,최저가보다 1000만원 높은 12억9020만원에 사들였다.

경매업체 미래시야의 강은현 대표는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과열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가 유망한 좋은 물건들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경매에 나올 예정이던 잠원동 한신잠원훼미리,방배동 동부센트레빌,쌍용예가클래식 등 강남권 아파트들은 입찰 리스트에서 빠졌다. 강 대표는 "아파트 거래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경매 대신 급매로 집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