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5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그 영향과 수혜주로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주에 힘을 싣는 이슈인 동시에 저평가 매력이 상대적으로 큰 중소형 IT주들로 매기가 유입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거래처로 확보한 장비업체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삼성의 투자계획 결정이 IT 업황 회복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충해주는 뉴스"라며 "중소형 IT주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리서치기획팀장은 "삼성그룹 투자에 대해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가에 선반영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원년이 될 올해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 IT상에서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투자 이후 해당 기업집단의 대표주들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 투자 이슈는 진입기회로 활용할 만 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투자 결정으로 인한 주가 상승세가 삼성그룹을 거래처로 확보한 관련 장비업체들에서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설투자 확대에 따라 일차적으로 장비와 부품주들의 수혜가 기대되고 점차 재료·소재 등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각 지분을 50%씩 보유 중인 모바일용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및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전자재료 사업을 맡은 제일모직 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장비의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같은 투자규모를 집행하더라도 국내업체들의 수혜 강도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규모가 작년 1조4000억원에서 5조원대로 대폭 확대된 OLED 장비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거래회사로 반도체 장비업체인 아토 테스 국제엘렉트릭을 꼽았다. LCD장비업체로는 에스에프에이 DMS 케이씨텍이 거론됐고, OLED 관련종목으로는 AP시스템 에스엔유 톱텍 NCB네트웍스 등이 제시됐다. 디스플레이 재료를 취급하는 덕산하이메탈 테크노세미켐도 관련주로 분류됐다.

이에 대한 기대가 실리면서 해당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분 현재 국제엘렉트릭이 7.75% 뛴 1만7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에스엔유(5.73%), 덕산하이메탈(4.49%) 에스세프에이(4.49%) AP시스템(2.06%) 테스(0.75%) 아토(0.11%) 등도 오름세다.

이후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 기대가 관련업체들의 주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경수 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기업집단의 투자가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이번 삼성그룹의 최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이후 CAPEX(설비투자) 관련 투자전략이 부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그룹은 글로벌 리더십 확대와 신수종 사업 발굴을 위해 올해 지난해 투자액 36조5000억원에 비해 18% 증가한 43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LCD 등 시설 투자에 29조9000억원, R&D(연구개발) 투자 12조1000억원, 자본투자 1조1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시설 투자 중에서는 반도체가 10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LCD에 5조4000억원,OLED에 5조4000억원, LED(발광다이오드)에 7000억원,TV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