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성면 종계장서 29일 오후 신고
600여m 거리에 하림공장..고병원성 확진시 '직격탄'

전북 익산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들어와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는 지난 8일 익산시 석탄동 만경강의 철새(청둥오리)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20여일 만이어서 익산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AI 의심신고를 한 농장으로부터 불과 600∼700m 거리에는 국내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인 하림 공장과 양계농장이 다수 있어 AI 의심신고가 확진으로 판정날 때에는 직격탄이 우려된다.

30일 새벽 농수산식품부가 AI 의심신고 농장으로 밝힌 곳은 망성면에 있는 B농장으로 닭 9만7천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다행히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에는 양계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장의 주인 민모씨는 전날 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에 "닭들의 움직임이 떨어지고 닭 볏이 청백색으로 변했다.

일부 닭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축산위생연구소 익산지소 직원들이 현지에 나가 살펴본 결과 AI 유사증세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북도 방역당국은 이 농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통제하고 질병 확산을 미리 막으려고 이날 오전 중으로 예방적 매몰처분을 끝내기로 했다.

문제는 이 농장에서 불과 600여m 거리에 국내 최대규모의 닭고기 제조업체인 하림 공장이 있고, 망성면은 물론 인근 용안과 낭산, 함열 등 주변지역에는 하림에 납품하기 위한 닭을 사육하는 농장들이 대거 몰려 있다는 것이다.

의심신고가 국립수의과학원에서 저병원성으로 나오면 다행이지만 만약 고병원성 AI로 진단될 때는 사태가 심각해 질 수 있다.

주변 농가반경 10㎞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고 이 농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양계농장 닭에 대한 살처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림의 닭 공급에 차질이 우려될 뿐 아니라 익산지역 양계산업이 또다시 붕괴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때문에 2008년도에 발병한 AI로 큰 피해를 본 익산시와 주변 농가들은 "AI 불똥이 또다시 튀지 않을까"하고 우려하는 등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지난 8일 석탄동의 조류에서 나온 고병원성 AI로 설치됐던 방역 망이 어제부로 해제됐는데 하루 만에 의심신고가 들어와 큰 걱정"이라면서 "내일(31일)로 예정된 검사결과에 따라서는 지역 경제에 또 한차례 후폭풍이 몰려 올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lc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