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월드 스타,탈북 여교수,천안함 구조 영웅,소녀 가장,장애인 고용기업 최고경영자(CEO)….

직업도 나이도 생활 환경도 다르지만 올 한해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던 11명이 오는 31일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을 함께 울린다.서울시는 인터넷 공개 추천을 거쳐 보신각 타종행사에 참석할 시민 대표 11명을 최종 확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얼굴이 잘 알려진 문화·예술·언론계 인사로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헐리우드에 진출해 드라마 ‘로스트’ 주연을 맡아 월드 스타로 발돋움한 영화배우 김윤진씨(37)와 ‘정 트리오’ 멤버로 활동함 음악을 통한 재능 기부에 앞장서온 첼리스트 정명화씨(66)가 포함됐다.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을 펴고 있는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 엄기영씨(59)가 특별 초청됐다.

체육계에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운동을 그만뒀다가 올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여 재기에 성공한 사이클선수 이민혜씨(25)가 선정됐다.

기업인 가운데는 전체 직원 31명 중 80%(26명)를 장애인으로 고용해 이들과 함께 1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김철범 한울식품 대표(44)가 이름을 올렸다.

학계 인사로는 탈북여성 출신 박사 1호로 미국 국무부로부터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을 받은 식품영양학자 이애란 경인여대 교수(46)와 30여년 간 서울시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며 전통문화유산 보존에 기여한 주남철 고려대 명예교수(71)가 이름을 올렸다.

훈훈한 사연을 품은 평범한 이웃들도 있다.문세인양(17·성남여고 2학년)은 어려운 환경 속에 할머니와 남동생을 극진히 보살피면서도 우수한 학업 성적을 기록해 올해 효행상을 받은 여고생이다.다문화가정 ‘14년차 베테랑 주부’인 후지다미나고씨(40)는 전북 소양면에서 아홉 명의 대가족을 돌보며 20마지기의 밭농사를 짓는 등 며느리 역할을 거뜬히 해내 효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인천대교 버스 추락사고,천안함 사건,아이티 대지진 현장 등에서 많은 인명을 구조한 공로로 올해 ‘최고의 영웅 소방관’으로 뽑혔던 최종춘씨(43)와 백혈병 투병 중인 10대 소녀에게 골수를 기증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린 공군 제8357부대 소속 배인귀 중사(32)도 타종에 참여한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김영종 종로구청장과 함께 33번 종을 친다.한편 서울시는 이날 타종행사 때 광화문~종로2가 교통을 전면 통제하며 지하철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할 계획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