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커플무료 요금제’ 등 휴대전화 요금제와 착신전환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대량의 허위통화를 유발시켜 접속료를 100억원 넘게 편취한 통신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영대)는 통신요금과 관련된 사기 등 혐의로 A사 대표 등 오모씨(40) 등 13개 별정통신업체 관계자 14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검찰은 또 별정통신업체의 허위 통화 유발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묵인한 기간통신사 L사 영업담당 상무 우모씨(46)와 영업담당 팀장 한모씨(42),S사 영업담당 팀장 박모씨(42)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별정통신업체들은 수백대의 휴대전화를 무료커플요금제에 가입하고 해당 전화를 한꺼번에 연결해 자동발신프로그램이 설치된 ACR칩(전화번호 입력과 발신을 자동으로 해주는 장치)을 장착,자동으로 전화를 걸게하는 방법을 사용했다.인위적으로 대량 통화를 발생시킨 후 해당 통화들이 전국 대표번호와 개인 평생번호로 착신 전환되도록 해 마치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진 것 처럼 가장해 접속수수료를 편취한 것.예컨대 정상적으로 무선전화 이용자가 통화하면 분당 80원의 전화요금을 이동통신사에 지불한다고 할 때 이동통신사는 기간통신사에 36원,기간통신사는 별정통신업체에 18원을 지불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그러나 별정업체가 커플무료요금제 가입 무선전화로 허위 통화를 발생시키면 이동통신사 통화료 수입은 없고 수신 이동전화에서 지능망으로 착신전환되면서 이동통신사에서 기간통신사로 36원이 그대로 지불된다.이동통신사는 36원의 손실을 보고 기간통신사와 별정통신업체는 원래대로의 이익을 취하는 구조다.A사는 2006년11월부터 L사와 전국 대표번호·개인평생번호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커플 무료요금제에 가입된 휴대전화 350대와 칩을 이용해 2009년3월까지 허위통화를 발생시켜 상호접속료 96억원을 편취했고,B사도 유사한 방법으로 14억원을 가로챘다.김영대 부장검사는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이동통신사의 손해가 전화요금에 얹어져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