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한반도 문제 등 '책임있는 파트너' 평가 돌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미국이 중국의 책임방기를 비판하는 것으로 표출돼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보였던 미.중 관계가 며칠사이에 우호적 분위기로 선회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WP는 이날 분석기사를 통해 "최근 미 상무부, 국가안보회의(NSC) 등의 중국을 향한 톤이 급변했다"며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이제 중국을 북한 도발의 방관자(enabler)로 비판하지 않고, 다시 책임있는 파트너 국가로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미.중 관계가 우호적 분위기로 돌변한데는 내달 1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와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중국의 입장을 지렛대로 미국이 원하는 정책적 양보를 중국으로부터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미 행정부의 태도변화는 한반도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대한 것이다.

WP는 "2주일전 행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에 대해 북한의 우라늄농축과 한국 공격을 묵인한 것으로 강력하게 비난했고, 한반도의 긴장 문제가 다가오는 미.중 정상회담을 압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강한 대(對) 중국 비판 분위기를 회고했다.

그러나 최근 며칠동안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들은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의 지난 9일 방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북한이 한국의 사격훈련에 대응하지 않도록 자제시킨 중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중국이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이후 제안했던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동을 재촉하지 않고, 6자회담 재개전에 남북관계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수용했다며 미 당국자들은 이 같은 중국의 태도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 외에도 기후변화, 양국 경제관계, 군사 협력 분야에서도 최근 들어 과거 냉기류에서 난기류로 바뀌고 있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도 중국의 협조적 태도로 합의안이 도출됐고, 14, 15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연례 통상무역위원회에서도 중국은 미국산 풍력발전기와 통신장비 등에 대한 수입규제를 완화하고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미국 측에 약속했다.

연초 미국의 대만무기 판매로 얼어붙었던 양국 군사대화도 재개돼 지난 10일 워싱턴에서 미셸 플러노이 미 국방부 차관과 마샤오톈(馬曉天)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간 국방차관급 대화가 열렸으며, 내달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

WP는 "중국은 내달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를 통해 양국관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킬 계획"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방문 계획, 미.중 공동 클린에너지 프로젝트 자동차 공장 방문, 중국 학교 방문 등 방미 이벤트들을 소개했다.

특히 후 주석은 이번 방미기간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도 고려중이라고 WP는 전했다.

후 주석은 다른 국가 정상과의 공동 기자회견은 좀처럼 갖지 않으며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공동기자회견은 하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