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내 둘러보려 들어가, 행패부린 적도 없어"

서울 종로경찰서는 보수 성향 단체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 일부가 조계사 경내에 들어가 종무원과 신도 등에게 욕설을 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안이라 경찰에서 먼저 수사에 착수했고, 어제 조계사를 방문해 종무원 등을 상대로 기초 조사를 했다"며 "조계사 측의 피해 상황과 당시 현장 상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고엽제전우회 회원 7~8명이 군복을 입은 채 사찰 안으로 들어갔으며, 이들 중 일부가 신도에게 "빨갱이 같은 X들" "총으로 쏴 죽여야 한다"는 등의 욕설과 폭언을 하고 행사용 나무 탁자를 걷어차기도 했다는 조계사 측 주장에 대해 사찰 관계자와 단체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라이트코리아 등 다른 보수단체와 함께 22일 오후 조계종에 정치 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려고 사찰 앞에 모였다가 일부가 우발적으로 경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사 스님과 신도들은 23일 성명을 내 "친정부 관변단체 회원들이 군복을 입은 채 난입해 행패를 부렸다"며 "정부는 조계사 신도를 불안하게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참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라이트코리아 관계자는 "고엽제전우회 일부 회원이 개별적으로 경내를 둘러보려고 들어간 것이지 난입한 것이 아니고, 욕설을 하거나 행패를 부린 일도 없었다"며 "성명서 문안을 작성한 조계사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