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서 나와 주식으로
펀드전문가 "미국.독일 등 선진지역 펀드 추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가 진행되면서 이머징시장에 쏠렸던 자금이 미국을 위주로 한 선진국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9~15일) 미국주식펀드로 하반기 들어 최대금액인 92억2천만달러가 유입되면서 선진지역펀드에 110억6천6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면 이머징지역펀드로 자금유입은 8억100만달러에 그쳤다.

전주(2~8일)에도 미국주식펀드로 72억8천900만달러가 몰리면서 선진지역펀드에 101억4천800만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이머징지역펀드로의 자금유입은 31억100만달러에 그쳤었다.

최근 4주 누적액을 기준으로 보면 선진시장에의 투자가 이머징 시장 대비 3배 크다.

올해 들어 전체적으로 보면 선진국 펀드로 자금유입은 58억7천만달러에 그친 반면 이머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730억8천500만달러에 달해 이머징으로의 자금흐름이 선진국으로의 자금흐름보다 12배 거셌다.

하지만 선진국 펀드로 자금 유입 규모는 9월초부터 간헐적으로 이머징 펀드 자금 유입규모를 넘어서기 시작하더니 10월말 이후로 최근까지는 선진국 펀드로 273억7천200만달러가 들어와 이머징 펀드로의 자금유입규모 198억4천8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같이 선진국으로 흐르고 있는 자금의 출처는 선진국 채권 펀드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주 선진국 투자 채권형 펀드에서는 2008년 10월 이래 최대 자금인 54억 달러가 유출됐다.

선진국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의 83%는 미국 투자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자금은 이머징 주식펀드로도 가고 있지만, 선진국 특히 미국주식펀드로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형펀드로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2주 연속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 투자 주식펀드 자산대비 유입금액 비중은 0.47%로 14주 만에 처음으로 이머징마켓(0.11%)을 넘어섰다"면서 "긴축 스탠스가 유지되는 중국과 반대로 미국은 최근 양호한 소비와 제조업 지표, 감세연장 등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개월 연속 상향 조정되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에 쏠린다고 해도 이머징 주식을 버리고 선진국으로 가는 자금이동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만약 이머징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이동이 일어나려면 달러가 강세가 되고 이머징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해 긴축기조가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주식펀드로의 자금유입은 국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해외주식펀드 중 올들어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중국본토펀드에 이어 미국주식펀드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에 설정된 미국주식펀드 설정액은 작년말 203억원에서 지난 15일 현재 1천233억원으로 6배가량 늘었다.

미국주식펀드의 수익률은 최근 6개월간 17.56%로 해외주식형 평균 14.79%를 웃돌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 실시 이후 약달러 흐름이 이어지면서 선진국 대비 경기회복이 빠르고 성장성이 높은 신흥국으로 자본이동이 심화됐었는데 최근 글로벌 자금의 선진국 증시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은 긴축 시작으로 경기모멘텀이 둔화하고 있지만 선진국은 양적완화로 경기모멘텀이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독일 등 경기회복속도가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국가들의 투자비중이 높은 미국 등 선진국 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선진국 펀드로 미국, 독일 투자비중이 높고 위험조정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는 한국투자운용의 한국투자선진블루칩1(주식)(A)펀드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자1펀드, 미래에셋글로벌100대브랜드1(주식)(종류), JP모간글로벌리커버리[주식-재간접형]펀드, 교보악사글로벌CEO증권1(주식)ClassA1펀드가 꼽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