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개ㆍ알츠하이머개 개발..저명 학술지에 논문
"눈 색깔이 다른 `오드 아이' 개 복제도 성공"

줄기세포 논문조작 과정에서 연구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2심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황우석 박사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생명공학계와 수암생명공학연구원 등에 따르면 황우석 박사는 3년여에 걸친 법정 공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그동안 연구해온 `특정 유전자를 가진 질병 동물모델 생산'과 `동물복제' 분야에서 나름 주목받는 연구성과를 잇달아 내고 있다.

황 박사팀의 최근 연구성과는 대략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내분비학과 대사 분야의 국제학술지 105개 중 최고 학술지로 꼽히는 `내분비학 리뷰(Endocrinology Reviews.인용지수 24)' 최근호에 게재된 2편의 연구성과다.

이 논문에서 황 박사팀은 제2형 당뇨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PEPCK' 유전자가 주입된 당뇨병모델 복제 개를 처음으로 생산한 데 이어 알츠하이머 질환을 가진 복제 개도 출산에 성공했다고 보고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중에서도 당뇨 개는 기존의 흰쥐와 달리 사람과 유사한 섭식습관을 갖고 있어 당뇨병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동물로써 더 유용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황 박사팀의 설명이다.

황 박사팀은 미국의 대형 실험동물 회사와 이번 연구성과를 실용화하기 위한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황 박사는 지난 8월 당뇨 개와 같은 개념으로 PEPCK 유전자가 주입된 형질전환 미니복제돼지 9마리를 생산했으며, 이중 3마리가 당뇨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검증했다.

이후 계속된 복제작업을 통해 현재까지 24마리의 미니복제돼지가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당뇨와 알츠하이머 동물모델 개발에는 모두 11명의 국내외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황 박사팀의 두번째 연구성과로는 두 눈의 색이 다른 `오드 아이(Odd eyes)'를 가진 시베리안 허스키 품종의 개(16살) 복제가 꼽힌다.

일본 동경농공대학 동물의료센터에서 의뢰받아 진행된 이번 복제작업으로 지난 7월 모두 2마리의 복제견이 태어나 이중 2마리가 생존해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복제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복제견이 안과학적 유전적 질환 모델 동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복제가 시도된 어미의 경우 원래 왼눈이 푸른색이고, 오른눈이 갈색이었지만, 복제 개들 중 한 마리는 오른눈이 푸른색이고, 왼눈이 갈색으로 바뀌었다.

또한 복제 당시 어미 개는 담관암을 앓고 있었는데, 복제된 개들은 건상상태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세포의 재생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두 마리의 복제 개들은 한국에서 백신을 접종한 후 일본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세번째 연구성과로 황 박사팀은 이종장기와 바이오 장기 연구를 위한 `다중 유전자 발현 복제미니돼지 생산'을 소개했다.

이종장기이식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돼야 할 문제가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인데 이를 위해 면역거부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는 사람의 유전자 3개를 동시에 넣은 복제 미니돼지 3마리를 생산시켜 유전자 검증을 하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기존 미니돼지와 이번 복제 미니돼지를 자연교배시키면 장기이식에 적합한 동물의 계대 확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우석 박사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충북대 현상환 교수는 "복제 개 사업의 경우는 미국, 호주, 중국, 일본 등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의뢰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개와 돼지를 이용한 질병모델 성과는 관련 학회에서 별도의 세미나를 여는 등 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