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폭격 작전 따른 살인혐의 피소로 신변 위협느껴 귀국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파키스탄 주재 첩보책임자가 무인(無人)폭격 작전으로 인한 민간인 살해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본국으로 급거 철수했다.

미 CIA의 특정국가 주재 최고 책임자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 귀국길에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7일 AP통신은 전 현직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파키스탄 주재 CIA 첩보책임자가 16일 귀국길에 올랐으며 이는 민간인 살해 혐의로 소송을 당한데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CIA는 파키스탄에서 무인 항공기를 이용해 알 카에다 테러조직 지도부를 겨냥, 폭격작전을 감행해왔으나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미국 측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미사일 공격 자체를 한 번도 공식 인정한 적은 없으나 올해들어서만 100차례 이상의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CIA의 무인항공기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파키스탄의 한 기자가 CIA 최고 첩보책임자를 상대로 살인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그의 출국금지를 요구했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당시 가디언은 CIA 첩보책임자의 실명을 직접 거론했으나, A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그의 이름을 기밀사항이라며 보도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