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검찰이 기밀문건 유출 혐의로 당국에 구금된 브래들리 매닝 미 육군 일병과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법무부 소식통을 인용, 어산지가 매닝 일병으로 하여금 국방부와 국무부 기밀문건 파일을 내부전산망에서 빼내도록 부추기거나 도움을 줬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사법당국이 관련 정황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사법당국은 어산지가 매닝 일병을 부추긴 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단순히 유출된 문건을 수동적으로 넘겨받고서 이를 공개한 차원을 넘어 문건 유출을 함께 모의한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법무부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

사법당국은 위키리크스의 국무부 외교문건 폭로와 관련, 이같은 행위가 어떤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를 놓고 1917년 제정된 간첩법과 형법 등 다양한 법률조항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매닝 일병의 온라인 채팅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가 정부 문건을 내려받으면서 어산지와 의사소통을 했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발견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도 파악 중이다.

NYT 등 여러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매닝은 해커 친구 애드리언 라모에게 자신이 정부 기밀문건을 누군가에게 대량으로 빼돌렸다며 채팅으로 자랑한 적이 있다.

매닝 일병은 2007년 이라크에서 미군 헬리콥터가 로이터통신 기자를 공격하는 동영상을 위키리크스에 건넨 혐의로 붙잡혀 구금됐다.

이후 위키리크스가 잇따라 기밀자료를 폭로하자 이 역시 그가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편 영국 경찰은 최근 위키리크스 지지의사를 밝히며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을 공격한 해커집단 `어나너머스(Anonymousㆍ익명)'가 올해 초부터 다른 업체에도 사이버공격을 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런던경찰청은 "자칭 어나너머스라는 집단이 몇개 업체를 상대로 여러 차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한 혐의를 올해 초 잡았다"며 "최근 공격과 연관성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