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재소자들이 만든 'KPI' 상품, 없는게 없다는데…
수형자들이 생산한 제품이 'KPI(korea prison industry)'브랜드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메이드 인 프리즌(made in prison)'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높은 품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판매수익은 2008년 315억원,2009년 337억원에 달했다.

8일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하루 수형자 2만여명이 작업장에서 제품 20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공주교도소에서는 고추장과 된장,부산교도소에서는 어묵과 멸치젓,여주교도소에서는 두부,의정부교도소에서는 닭고기와 쌀이 생산된다. 수건,비누,화장지,밥그릇,속옷,양말 등도 만든다. 소소한 생활용품뿐 아니라 문갑,사물함,책상,의자,평상,침대 등 가구와 벼루,필갑 같은 공예품,복사용지까지 망라한다.

수작업이 필요한 쇼핑백의 경우 하루 1300여명의 수형자가 생산에 참여,저렴한 인건비로 시중에 유통되는 쇼핑백 물량 9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대부분은 교도소 내부에서 자체 소비하거나 관공서에 납품한다. 일례로 공주교도소의 고추장과 된장은 전국 교도소로 납품된다는 게 교정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KPI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대표적인 제품인 복사용지는 관공서에 주로 들어간다.

수형자들이 생산한 제품을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형자가 만든 물건을 지니면 액땜이 된다는 속설을 믿는 사람들이 교정본부 홈페이지(www.corrections.go.kr) 쇼핑몰 코너에서 물품을 보고 전화로 직접 주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장보익 법무부 직업훈련과장은 "우리 물건을 선물받은 사람들이 품질을 보고 다시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도 늘었다. 기념품 수건의 경우 시중가는 3000~3500원이지만 이곳의 납품가는 2600원 선이기 때문이다. 이는 낮은 비용(일당 최고 1만5000원) 덕에 가능한 일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