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도발 예상..다양한 공격 유형 대비"
서해5도에 긴급전력 배치.."추가도발을 하면 철저히 응징"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정부와 군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천t)를 동원한 한미연합훈련 기간에도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등 서북도서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서해5도 지역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K-9 자주포를 증강 배치하고 다연장로켓과 신형 대포병레이더 등을 긴급 배치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 다른 유형으로 도발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요인암살이나 주요시설 폭파, 사이버테러 등 북한의 테러 가능성에도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포격 도발이 있었던 북한의 서해안 해안포진지는 개방돼 있고 방사포도 전개된 상태이며 황해도 황주 비행장에서 미그-23기도 대기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달 28일에 시작해 1일 끝난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연일 무력도발 위협을 하고 있다.

북한 '군부 1인자'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직)은 지난 25일 주민 유선방송에 나와 6자회담 무용론을 펴면서 '불벼락 보복'이 계속될 것임을 호언장담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군도 한미연합훈련이 끝나고 나서 북한이 추가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내일 끝나는데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의 질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무력도발로 피해를 본 연평도 일대를 지역구로 둔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려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심각한 상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군사적 도발 유형으로는 ▲서해5도 추가 포격 ▲연평도 등 상륙도발 ▲서해5도 이외 지역 장사정포 포격 ▲해안지역 특수작전부대 파견 등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양상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어 군도 비상한 각오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도발 유형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요인암살이나 주요시설 폭파, 사이버 테러 등 북한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사망하기 전 황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국내에 잠입한 위장 탈북자들이 잇따라 검거된 것도 북한의 요인 암살시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연평도 육지를 과감하게 공격한 만큼 다양한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요인 암살이나 시설 파괴 등 테러 가능성도 가능한 시나리오 범주에 넣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소 시일이 걸리는 사안이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과 그동안 많이 거론돼왔던 미사일 시험발사, 비무장지대(DMZ)나 판문점에서의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은 우선 지정학적으로 취약한 서해5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 전력을 배치했다.

합참이 북한의 공격을 받은 연평도에 배치한 무기는 MLRS 다연장로켓포이며, K-9 자주포 6문도 증강했다.

이번에 배치한 다연장로켓포는 130mm 로켓탄 36발을 20초 안에 쏠 수 있는 것으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현재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된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7)를 보완하는 최신 대포병레이더인 '아서'도 긴급 배치됐다.

지난 23일 북한의 1차 포격 도발 때 대포병탐지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격원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연평도의 방어전력 강화를 위해 지대공 미사일인 '천마'가 배치되는 등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력이 강화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연평도에 전개된 우리 군의 화력 증강에 대해 "앞으로 K-9 자주포, K-55 자주포를 포함해 4개 포대가 추가되며, 현재 그 일부가 연평도에 들어가 있다"면서 "앞으로 지대공유도무기인 `천마'도 넣으려고 하고 있다"고 전날 국회 국방위에서 밝혔다.

북한의 추가 도발시 군은 공세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을 통해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이 맥락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북한이 무력도발을 하면 철저히 응징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기자 threek@yna.co.kr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