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선봉으로 내려 벙커 3m 앞서 장렬히 전사
유족 위로한 강운태 광주시장.최영호 남구청장에 '감사'

북한의 포탄에 맞아 장렬히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50)씨는 30일 "꽃다운 나이에 꽃봉오리를 피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간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북한의 제2, 제3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남편 서내일(51)씨와 함께 강운태 광주시장을 방문, 빈소와 영결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한 데 대한 감사를 표한 자리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이어 연평도 도발을 했다"며 "이번 연평도 공격으로 아들을 포함해 군인과 민간인들이 사망한 데 대해 저도 (국민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광주 대성여고 교사인 김씨는 "고2를 마치고 성적으로 고민하다 검정고시를 본 정우가 강인한 성격을 키우려고 부모의 만류에도 해병대를 자원했다"며 "교편생활 때문에 휴가나온 정우를 위해 시간을 많이 할애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할 따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전역을 1개월 가량 앞둔 서정우 하사는 마지막 휴가를 가려고 배를 타려다 북한이 쏜 포탄소리를 듣고 귀대하다 버스에서 가장 먼저 내려 포탄 파편에 맞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유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서정우 하사의 큰아버지 서광일(57)씨는 "부대로 향하던 버스에서 내린 정우가 부대 벙커 앞 3m 앞에서 포탄 파편에 맞아 숨졌다"며 "당시 2-3m 간격으로 정우 뒤를 따르던 동료 해병대원들은 부상을 당해 '정우가 버스에서 가장 먼저 내리지만 않았더라면 목숨은 건졌을 것이다'는 생각도 든다"고 애석해했다.

서정우 하사의 부모는 지난 23일 성남 국군통합병원에 차려진 빈소와 27일 영결식장을 잇달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한 강운태 광주시장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씨는 "정우가 지난 2004년 총선 때 남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시장님으로부터 사인을 받아 자랑하곤 했다"며 "시장님께서 당시 정우에게 '정우 학생,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사인을 해줬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휴가를 가다 포성을 듣고 귀대한 것은 보통 군인정신이 아니다"며 "훌륭한 아들을 둔 데 대해 자랑스럽고, 역사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유족들은 이어 분향소를 설치하고 빈소를 방문한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기 위해 남구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최 청장은 분향소에 설치된 서 하사의 영정 사진과 방명록을 유족들에게 전달했고, 서 하사의 부모는 아들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