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2020년까지 현대건설을 연간 매출 60조원대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연간 수주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150조원，5조원으로 늘려 세계 5위의 종합건설회사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현대그룹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현대건설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외형과 관련해 매출은 지난해 말 9조3000억원에서 60조원,연간 수주액은 15조7000억원에서 150조원,영업이익은 4200억원에서 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건설 비전 2020의 키워드로는 '글로벌 자이언트(GIANT)'를 들었다. 'green innovation and next technology'의 줄임말로,향후 글로벌시장에서 녹색산업에 기반한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현대건설의 3대 성장전략도 내놨다. 우선 설계，자재구매 및 시공 일괄관리(EPCM) 역량을 강화해 주력 사업인 화공플랜트，화력발전，원자력발전 사업 등을 확충키로 했다. 북한，러시아，브라질，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인도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항만이나 해양도시，그린빌딩，그린교통，무인궤도택시(PRT)，수처리 플랜트 등 신성장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같은 3대 성장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현대건설의 독자적 매출 기준으로 35조원，다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로 25조원의 매출을 각각 올려 총 6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자회사 발전 방안도 발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기존 일괄도급방식(EPC)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전문 엔지니어링업체로 육성키로 했다. 기존 플랜트，전력 위주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지역도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비(非) 엔지니어링 인력과 조직을 현대건설로 이전 배치하기로 했다.

현대도시개발이 맡고 있는 서산간척지를 관광단지와 친환경 공업단지가 접목된 미래형 그린도시로 개발한다는 복안도 내놨다. 이곳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서산간척지 B지구의 일부분이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이 가진 동질적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을 다시 한번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조만간 현대건설 비전 2020 외에 노사관계 발전 및 상생협력 계획도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