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역대 최다 금메달..태권도는 최악 성적

특별취재단 = "이젠 우리 종목이 최고의 메달밭이다(사격). 광저우의 굴욕을 결코 잊지 않겠다(태권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전략 종목 선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천당과 지옥'을 오간 대표적인 종목은 사격과 태권도.
사격은 이번 대회에 걸린 전체 44개의 금메달 가운데 40개의 주인이 결정된 가운데 한국은 13개를 차지했다.

한국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단일 종목 최다 금메달로 19개를 가져간 세계 최강 중국에 6개 차에 불과하다.

한국은 금메달 13개에다 은메달 6개와 동메달 7개도 더했다.

남자 사격의 대들보인 이대명(한국체대)과 한진섭(충남체육회)이 나란히 대회 3관왕에 올랐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 3개와 은메달 7개, 동메달 10개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도약이다.

한국이 21일까지 금메달 55개로 30개의 일본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4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사격의 맹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사격은 역대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를 55개로 늘리며 종전에 1개 많았던 태권도를 따돌리고 전체 종목 순위 2위로 올라섰다.

복싱이 역대 대회에서 가장 많은 56차례 금빛 펀치를 날려 가까스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태권도는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종주국 위상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번 대회 전체 16개 체급 중 12개 체급에 참가한 한국은 금메달 4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중국(금 4개, 은 2개, 동 4개)을 은메달 수에서 앞서 간신히 종합 1위 자리를 지켰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때 9차례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최고의 효자종목이라는 수식어를 무색게 할 정도다.

처음 도입된 전자호구에 잘 적응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중국과 이란 등 무섭게 성장한 아시아 국가에 결정타를 맞은 게 뼈아팠다.

하지만 유도와 펜싱은 한국의 금메달 사냥에 힘을 보태며 메달밭임을 재확인했다.

유도는 전체 16개 체급 중 6개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올해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10개를 휩쓸었던 일본(이번 대회 금메달 7개)을 위협했다.

이번 대회 목표치였던 3개와 2006년 도하 대회 때의 4개를 넘어섰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유도가 가장 많은 금메달을 수확한 건 여자가 4개를 사냥하는 등 7개를 획득했던 1994년 히로시마 대회였다.

펜싱 역시 메달 경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금까지 6개의 금메달을 따 도하 대회 때의 4개를 이미 초과했다.

이와 함께 골프는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남녀 개인, 단체에 걸린 네 개의 금메달을 독식했고 수영도 2회 연속 3관왕에 오른 박태환(단국대)과 여자 평영 200m에서 금빛 물살을 가른 `신데렐라' 정다래(전남수영연맹)를 앞세워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에 빛나는 한국 야구는 예상대로 금메달을 따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고 배드민턴도 혼합복식에 나선 신백철(한국체대)-이효정(삼성전기) 콤비가 시상대 맨 위에 오르며 중국의 독주를 막았다.

반면 탁구는 7개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한 중국의 벽에 막혀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노골드' 부진을 겪었고 댄스스포츠도 선전했지만 중국의 홈 텃세가 작용하며 10개 종목 중 7개의 은메달과 3개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광저우=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