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까다로웠던 수능 때문에 진학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험생들도 낮아진 점수에 따른 입시 전략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진학담당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남은 수시 2차와 정시모집에서 중위권을 중심으로 극심한 눈치보기와 하향지원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입시업체 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의 경우 올 수능 변별력이 높아 지원전략을 짜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은 수리영역을 잘 본 학생이 입시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반면 중 · 하위권 학생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안정을 추구하는 하향지원으로 중위권 성적 분포가 밀집되기 때문에 서울 중상위 대학부터 수도권 대학까지 눈치작전이 매우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험생들은 지원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최저학력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각 대학의 수시 2~3차모집과 정시모집 대비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은 언어 · 수리 · 외국어 · 탐구영역 중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 수능을 기준으로 하면 각 영역별 2등급 커트라인은 언어 85~86점,수리 '가'형 70~72점,수리 '나'형 88~92점,외국어 82~84점 등으로 추정된다. 이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험생은 다가올 논술 ·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고려대 일반전형과 연세대 진리자유전형(자연)도 각각 수능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 성적을 만족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일정 등급 이상의 수능성적을 조건으로 합격한 이들 가운데 탈락자가 상당수 발생,정시모집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상위권 대학에서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떨어진 학생들은 중상위 대학에 하향안정지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학교는 그들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합격 시 등록률이 높고,이 때문에 정시에서 추가합격 발표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무조건 하향지원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경고'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작년에도 하향지원이 심했는데 결과적으로 하위권 학과 커트라인이 상위권보다 높은 대학이 여럿 나왔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