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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여성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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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관은 남이 쓴 걸 볼 때 영광스럽지 직접 써보면 즐겁지 않다. 신께서 주신 책무를 이행하고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양심의 명령이 없었다면 나도 누구에게든 줘버렸을 것이다. 나보다 강하고 현명한 군주는 있을지 모르나 나만큼 백성을 사랑하는 군주는 없을 것이다. "

    유럽 최고의 여왕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1세의 마지막 의회 연설의 일부다. 그는 재위 45년(1558~1603) 동안 국교 확립과 화폐제도 통일로 사회적 혼란과 인플레이션을 막는 한편 중상주의 정책과 스페인 무적함대 격파로 영국을 유럽의 변방에서 최강국으로 바꾸었다.

    위엄과 수줍음이 뒤섞인 미모의 소유자로 젊음과 보석에 집착하는 등 복잡한 면모를 보였다지만'셈페르 에어뎀(semper eadem · 항상 같다)'이란 좌우명 아래 엄청난 학구열과 뛰어난 판단력,놀라운 배포로 국내외 정치 모두에 위력을 발휘,의회와 국민 모두로부터 추앙받았다.

    그로부터 400여년,세계 전역에 여성 통치자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에만 6개국에서 여성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브라질 대선에서 여성인 지우마 호세프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유엔 192개 회원국 중 여성이 정상인 나라는 17개국에 이르게 됐다.

    스타일은 엘리자베스 1세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같은 '철의 여인'이 대세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그렇고 호세프 당선자 역시 '불도저'로 통할 만큼 강한 추진력을 지녔다는 평이다.

    물론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국정을 이끄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며 70% 지지율을 얻어냈던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과 친근한 아줌마 이미지로 국민과 소통,핀란드를 국가 청렴도 · 경쟁력 · 학력평가 1위에 올려놓은 할로넨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통령 탄생은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0.2%가 2012년 대선에서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여성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 드라마 '24시' 속 체리 존스가 백악관을 날리겠다는 위협에도 끄떡하지 않는 반면 '대물'의 서혜림은 너무 여리고 순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중요한 건 성(性)이 아니라 국정운영 능력이다. 우리도 여성 대통령을 뽑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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