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건설업체 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건설업 등록 업체 수는 지난 20일 현재 일반건설업 1만2152개,전문건설업 4만5776개 등 모두 5만7928개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의 5만7000개보다 928개 늘어난 수치다.

등록 건설업체의 경우 2006년까지는 경기변동에 어느 정도 비례해 움직였다. 연간 주택가격 변동률이 19.2% 오르며 주택경기가 활황세를 띠기 시작한 2001년 등록 건설업체 수(이하 매년 12월 기준)도 전년보다 19.4% 증가한 4만7533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집값 상승률이 10.1%를 기록하면서 건설 · 주택경기가 하강세로 돌아선 2003년에는 4만9358개로 50개 증가에 그쳤다.

2007년 이후에는 경기와 건설업체 수가 반대방향으로 어긋나기 시작했다. 2006년 주택가격이 24.6%까지 올랐다가 2008년에는 2.9% 상승으로 열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등록 건설업체 수는 같은 기간 5만3844개에서 5만6066개로 2222개 늘었다. 2년간 비교이지만 4.1% 증가한 수치다. 작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주택대출 관련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그런데도 건설업체 수는 5만7000개로 전년보다 934개 많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 개인 창업이 늘어나듯이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등록업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며 "일단 회사 하나 설립해 놓고 수주할 공사가 생기기를 바라는 업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업체 수는 늘더라도 실적이 없어 개점휴업인 곳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