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전셋값 치솟는 산본, 중소형 매매가도 '꿈틀'
"전셋값 상승세가 집값까지 밀어올릴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거래는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월 이후 끊겼던 매매가 최근 보름 사이 단지마다 1~2건씩 이뤄지고 있네요. "(산본신도시 금정동 D공인 관계자)

산본신도시 아파트 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둔 지난 8월 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를 넘어선 이후 전셋값만 상승하다 이달 들어선 일부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도 소폭 올랐다.

13일 산본신도시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금정동 무궁화주공1단지 전용 56㎡는 350만원 오른 1억2000만~1억4000만원,산본동 우륵주공7단지 79㎡와 세종주공6단지 79㎡는 각각 500만원 상승한 1억9500만~2억3000만원과 1억9500만~2억500만원 선이다.

8월 말 산본지역 3.3㎡당 매매가는 961만원,전세가는 482만원으로 전세가율이 50.1%로 5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 8일엔 매매가 959만원,전세가 485만원으로 전세가율이 50.7%로 높아졌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주 산본 아파트값은 직전주에 비해 0.03% 올랐다. 지난 2월 중순 분당 일산 산본 평촌 중동 등 1기 신도시가 동반 하락한 이후 8개월여 만에 산본만 반등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본격 반등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산본동 L공인 관계자는 "산본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비율이 70%로 다른 1기 신도시 평균보다 5%포인트 높아 직장인 및 신혼부부들 사이에 인기가 꾸준하다"며 "최근 들어 매수문의가 늘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H공인 관계자는 "버블세븐이란 명칭이 처음 나왔던 2006년 5월 산본 집값은 3.3㎡당 861만원으로 서울 동대문구와 비슷했으나 지금은 서울에서 가장 싼 금천구보다 3.3㎡당 40만원 이상 낮다"며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본격 반등 가능성에 신중한 모습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 전셋값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산본 집값은 인근 평촌 · 과천 집값과 연동돼 있어 이들 지역의 집값 회복 없이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