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28일 일본 정부가 향후 3년 동안 받아들이기로 한 미얀마 카렌족 난민 90명 가운데 선발대 격인 18명이 일본 나리타(成田)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UNHCR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정부가 받아들인 최초의 미얀마 난민들은 1985년에서 2001년 사이 미얀마를 탈출한 세 쌍의 부부와 12명의 아이들이며, 부모들의 나이는 28~45세 사이라고 밝혔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6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카렌족 농민 출신 네이 민(45) 씨는 "우리는 18년 동안 싸워왔으며, 수용소에서 음식을 배급받고 규칙을 따라야 했다"면서 "일본에서 일자리를 마련해준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마헤식 UNHCR 대변인은 이날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본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따를만한 사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금을 UNHCR에 지원하는 나라로서, 향후 3년간 90명의 카렌족 난민을 받아들이는 재정착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일본에 이어 호주와 뉴질랜드 등도 카렌족 재정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추세다.

약 10만 명에 달하는 미얀마 출신 카렌족 난민들은 현재 대부분 태국에 있는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1949년 이후 약 50만 명의 카렌족들을 거주지에서 몰아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