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불법 정치활동을 한 공무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징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민노당에 당비를 낸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89명 중 73명에 대해 기초자치단체가 광역자치단체에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일반적으로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 사안을 결정할 때에는 시ㆍ군ㆍ구 등 기초단체가 광역단체인 시ㆍ도에 징계의결을 해달라고 요구하고,광역단체는 다시 이들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한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징계의결 요구가 된 공무원은 37명(41.5%)에 불과했지만 행안부가 지자체 감사관 회의를 여는 등 징계를 압박한 결과 징계 의결이 요구된 공무원 비율이 82%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행안부는 이 중 민노당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된 공무원 46명은 바로 징계 의결되도록 하고 나머지 43명은 1심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 징계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행안부 관계자는 “이를 위해 다음달 중순까지 징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자체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89명은 지난 5월 불법으로 정당에 가입해 당비나 후원금을 낸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 등)로 기소됐고 행안부는 법적 절차에 따라 7월까지 징계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야당 소속 단체장들이 징계를 거부하면서 차질을 빚어왔다.징계 의결 요구가 이뤄져도 광역단체가 인사위원회를 미루거나 인사위원회에서 “1심 판결 결과를 봐야 한다”며 의결을 보류한 곳도 적지 않다.이에 행안부는 앞으로 징계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지자체는 언론에 내용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 측은 “공무원에 대한 징계 권한은 기초단체에 있는데도 행안부는 최근 일괄적인 중징계를 요구해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했으며 징계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원의 판결을 지켜본 뒤 적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